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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軍 관저 주변서 최후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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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軍 관저 주변서 최후 저항

입력
2011.08.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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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시민군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최후 거점인 관저 턱밑까지 진격하며, 트리폴리 공방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생포된 것으로 알려졌던 카다피의 아들들은 잇달아 건재를 과시하며 반격을 다짐하고 나서, 이들의 저항이 전황 장기화의 변수가 될 지에 관심이 쏠린다.

22일(현지시간) 수도 트리폴리에서 사실상 무혈입성했던 시민군은 23일에 는 그 기세를 살리지 못하고 카다피 관저인 바브 알 아지지야에서 격렬한 저항을 맞았다. AFP통신은 "트리폴리 시내에 각종 중화기, 소총, 박격포 소리가 울려 퍼졌다"며 "시민군 입성 이래 가장 치열한 교전"이라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시민군이 관저에서 500m 떨어진 곳까지 진격하자 정부군은 탱크를 동원해 격렬하게 저항했고, 외신기자들이 머무는 릭소스 호텔과 관전 남쪽 트리폴리 공항에서도 교전이 벌어졌다. 공군 화력을 전담해 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은 "임무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관저 공습을 실시했다. 한 현지 라디오방송은 "시민군이 관저 출입문 한 곳을 확보했다"고 했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AP통신은 "정부군 저격수 때문에 거리가 텅 비었고 상점도 철시했다"며 트리폴리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이 저격을 피해 정부군 깃발을 불태우거나 카다피 포스터를 발로 짓밟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AP는 보도했다.

카다피의 행방이 아직 묘연한 가운데, 카다피의 아들들이 정부군의 저항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39)은 이날 새벽 릭소스호텔에 나타나 "반란군 중추를 분쇄했으며 지금 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가 그를 체포했다고 확인한 지 하루만에 공개 석상에 나타난 것. BBC는 리비아 반체제 인사를 인용해 "시민군 내부 분파가 그를 석방했다"고 보도했다.

샤이프 알 이슬람은 "아버지와 가족 모두 트리폴리에 있다"고 큰소리치며 기자들을 관저로 데려가 "트리폴리는 아직 우리 통제 하에 있다"고 주장했다. 열세에 몰린 전황을 숨기고 지지층을 규합하려는 수사일 가능성이 높지만, 리비아 2인자이자 유혈 진압을 지휘한 그가 아직 수도 한복판에서 활개치고 있다는 사실이 시민군에게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아들도 방어전에 참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AP는 전날 생포된 것으로 발표됐던 장남 무하마드(41)가 포위망을 뚫고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4남 무타심(37)은 관저에서 저항 중이고 5남 한니발(36) 역시 최근까지 트리폴리 근교 방어전을 지휘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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