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살이 찌고 뇌졸중 후유증으로 불편했던 왼손을 다시 사용하는 모습 등이 러시아 현지 언론 매체에 포착되면서 '건강 호전설'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아무르주에서 활동하는 인터넷사이트 '포털 아무르'는 21일 "김 위원장이 오늘 '큐피드의 도시' 부레야 지역에 도착했다"며 근거리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공개했다.
사진 속 김 위원장은 2008년 뇌졸중 수술 이후 체중이 줄어 수척해 보이던 예전 모습과 달리 얼굴과 복부, 다리 등 몸에 살이 붙은 모습이다. 머리카락은 많이 빠져 여전히 듬성듬성했지만 병을 앓고서 홀쭉하게 들어갔던 배는 다시 나와 점퍼가 작아 보일 정도였다.
또 옅은 갈색 인민복을 입은 김 위원장은 불편하다고 알려진 왼손을 어느 정도 사용하는 모습이 간혹 눈에 띄었다. 그는 부레야역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러시아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빵을 건네자 왼손으로 쟁반을 잡았고, 이후 방문한 부레야 발전소에서는 방명록에 서명할 때 왼손으로 방명록을 받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을 살펴본 의사들은 대체로 김 위원장의 건강이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영인 서울성모병원 신경과장은 "중국에 이어 러시아까지 강행군하는 행보로 볼 때 병 때문에 부은 모습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건강이 호전되면서 체중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소견을 밝혔다. 다소 짙어 보이는 얼굴색에 대해서는 "당뇨와 신부전증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이 오랜 시간 이동하면서 피로감이 얼굴에 드러난 듯하다"고 말했다.
중국 방문 3개월 만에 약 3,800㎞(약 70시간 거리)의 긴 여정에 나선 것은 건강에 자신이 있음을 과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실루엣이 달라 보일 정도로 급격히 살이 찐 것을 건강 호전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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