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르면 23일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의 교통 요충지인 울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9년 만에 러시아를 방문한 김 위원장은 21일 극동지역 최대 수력발전소인 '부레이 발전소'를 방문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도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20일 러시아 국경을 넘은 뒤 하산과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로프스크를 거쳐 21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아무르주 부레야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부레야역에서 빅토르 이샤예프 극동 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 등의 영접을 받고 발전소로 이동, 주요 시설을 둘러본 뒤 이날 오후4시 다시 부레야역을 출발했다. 정부 소식통은 "특별열차가 쉬지 않고 계속 달릴 경우 23일 오후에 울란우데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도중에 다른 곳을 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러 정상 회담은 23일 울란우데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지만, 24일 이후 개최될 수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울란우데는 평양과 모스크바의 중간 지점인데다가 군부대가 있어서 보안 등에 유리하다"며 "김 위원장이 울란우데에서 가까운 바이칼호에서 휴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러시아-북한-남한으로 이어지는 가스관 및 철도 연결 사업을 비롯한 경제 분야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47)은 이번 러시아 방문에 동행했지만, 수행자 명단에 김 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북한과 러시아 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사실을 신속히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김정일 동지께서 러시아 대통령 메드베데프 각하의 초청에 의해 러시아의 시베리아 및 원동(극동)지역을 비공식 방문하시게 된다"며 "방문 기간 두 나라 최고영도자들의 상봉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지난 5월 김 위원장의 중 국 방문 당시에는 귀국 시점에야 정상회담 사실을 전했다. 러시아 언론들도 김 위원장의 방러 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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