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쇼핑'이 아닌 '몰링(malling)'이 대세가 됐습니다."
5년 전 선진국형 복합쇼핑몰 개념인 아이파크몰 개점 후 '몰링'이란 단어를 국내 처음으로 전파시킨 양창훈(사진) 아이파크몰 사장은 요즘 감회가 남다르다. 아이파크몰이 2006년 8월 26일 처음 생겼을 때만 해도 낯설었던 몰링 문화가 주5일 근무 보편화와 더불어 국내에 완전 정착됐기 때문.
몰링이란 복합쇼핑몰에서 고객들이 쇼핑은 물론 영화나 공연 감상, 식사, 교육, 이벤트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에는 주말마다 자녀들과 함께 복합쇼핑몰을 방문,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몰링족'이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몰링이 유통업계의 화두가 되면서, 요즘 새로 개장하는 백화점은 대부분 영화관과 대형 공연장을 갖춘 복합쇼핑몰 형태로 세워지고 있다. 연초 개장한 경방 타임스퀘어에 입점한 신세계백화점이나 최근 오픈한 현대백화점 대구점도 마찬가지.
하지만 5년 전만 해도 몰링은 물론 복합쇼핑몰이라는 개념조차 낯설었다. 양 사장은 "당시엔어디까지가 백화점이고 어디부터가 전자 매장인지 헷갈린다, 식당은 왜 백화점처럼 한 층에 몰려있지 않고 곳곳에 있느냐며 항의하는 고객들도 많았다"며 "곳곳에 전체 지도와 안내판을 붙이는 등 한국 고객들에게 친절한 복합쇼핑몰이 되기 위해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몰 내부를 자세하게 안내한 '몰 디렉토리'라는 책자를 들고 적극적으로 몰 구석구석을 이용할 정도로 고객들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한다. 아이파크몰은 하반기에는 터치스크린으로 전체 쇼핑몰 구조와 자신의 위치를 한눈에 알 수 있는 키오스크를 매장 곳곳에 배치할 계획이다.
몰링문화 확산과 함께 아이파크몰의 방문 고객 수는 5년 전에 비해 5배 넘게 증가해 주말 평균 60만명이 찾는 곳이 됐다. 매출 역시 매년 15~20%대 성장을 거듭했다. 민자역사 개발 초기 투자비용이 너무 커 아직 흑자 달성이 안 되고 있지만 올해로 패션 분야에서는 흑자 달성이 예상된다. 양 사장은 "전자 쪽 등이 아직 부진하지만, 2년 정도 뒤에는 전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지부진했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면 용산 재개발 사업의 중심에 위치한 아이파크몰도 적잖은 수혜를 볼 전망이다. 양 사장은 "2016년 준공 예정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에 맞춰 자체 보유 중인 약 2만㎡의 미개발부지를 활용한 '2단계 개발'을 추진, 아이파크몰을 서울을 대표하는 쇼핑·문화·레저 복합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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