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185㎝는 넘어 보이는 큰 덩치의 오른손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1회부터 사회인야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공끝이 살아있는 직구를 연방 뿌려댔다. 구심인 정승목씨는 "변화구 각도 예리하다. 위기 때는 맞혀 잡으려 노력하는 게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모든 이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 주인공은 블리자드 선발투수 박석호(27)씨. 한라건설에 재직 중인 박씨는 21일 난지구장에서 열린 2011 푸른저축은행 봉황기 전국사회인야구대회 5권역 예선 챔피언스와 경기에서 7이닝 6피안타 10탈삼진 4실점(2자책)으로 잘 던져 승리투수가 됐다. 블리자드와 챔피언스는 인천 권역에서 자주 맞닥뜨렸던 라이벌. 박씨는 공을 121개나 던졌을 정도로 이날 경기에 모든 걸 쏟아 부었다.
경기대학교 야구동아리에서 투수로 실력을 쌓은 박씨는 커브와 슬라이더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챔피언스 타선은 투 스트라이크 이후 박씨의 슬라이더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를 앞세워 박씨는 '사회인야구의 선동열'로 통하는 태아구단의 어성준씨와 함께 봉황기 최고 투수로 발돋움한 셈이다.
방망이를 잡고도 2타수 2안타 3득점을 올린 그는 특히 두 번이나 베이스를 훔치며 큰 덩치와 어울리지 않는 날렵함도 선보였다. 박씨는 경기 후 "1회전 때는 내 공을 던지지 못했는데 이번 경기는 그런대로 만족스럽다. 팀이 최소한 8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수원 레인저스가 엔젤 트윈스를 11-0으로 대파하고 28번째 본선 진출팀이 됐다. 초례청 스왈로즈는 YASA를 7-2로 눌렀다. 20일에는 메이저야구단이 은평경찰서를 8-5로 꺾고 32개 팀이 겨루는 본선에 진출했고, JGO 47ers는 3회전에 올랐다. 나머지 5권역 본선 진출팀은 다음달 3일 송도구장에서 모두 가려진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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