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의 후임을 선출하는 민주당 대표 경선이 29일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차기 총리를 노리는 당내 거물급 인사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고 요미우리(讀賣)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일찌감치 총리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힌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장관은 간 총리를 비롯한 당내 주류의 지지에 힘입어 가장 강력한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전 간사장,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와 친분이 두텁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노다 장관은, 출마를 포기했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무장관에게 최근 두 차례 지원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 이를 계기로 마에하라 전 장관이 출마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47개 지역연맹 간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새 대표에 적합한 인물로 마에하라 전 장관이 8개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해 노다 장관(7개)을 앞섰다. 마부치 스미오(真淵澄夫) 전 국토교통장관도 3개 지역에서 총리 후보 1순위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마에하라 전 장관은 재일한국인으로부터 불법 정치 헌금을 받은 것이 문제가 돼 사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총리 당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대신 그 다음 총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자와 전 간사장과 하토야마 전 총리가 당 대표 경선에 공조키로 한 것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당내 최대 계파를 자랑하는 오자와 전 간사장이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전 재무장관에게 대표 경선 출마를 타진했다고 21일 보도했다. 후지이 전 장관은 오자와 계파의 일원이었으면서도 한때 관계가 소원했는데 이번에는 이 제안을 승낙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후지이 전 장관 외에 한 두 명을 더 지원하는 방안을 두고 조정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경제산업장관과 가노 미치히코(鹿野道彦) 농림수산장관이 오자와 및 하토야마파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오자와 전 간사장은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오자와 전 간사장이 상황을 지켜본 뒤 대표 경선에서 2, 3위를 차지한 후보 중 한 명을 집중 지원, 총리에 앉힌 뒤 막후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오자와 사키히토(小澤銳仁) 전 환경장관이 50대 기수론을 내세워 총리 출마 의사를 밝혔으며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간 총리와 경쟁했던 다루토코 신지(樽床伸二) 전 국회대책위원장도 재출마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민주당은 29일 당대표 선거에 이어 이르면 30일 차기 총리를 지명, 포스트 간 체제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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