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와의 소송과 관련, 또 증거사진을 조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독일법원에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10.1의 잘못된 사진을 제출한 데 이어 이번엔 네덜란드 법원에 스마트폰 갤럭시S에 대해 실제와 다른 사진을 제출했다. 분쟁의 핵심이 애플의 제품을 베꼈느냐는 점이어서, 애플이 일부러 자사 제품과 비슷하게 보이도록 증거사진을 조작했다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영국 정보기술(IT)전문매체 컴퓨터월드는 1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자매지 웹베렐트(Webwereld·WW)를 인용해 애플이 네덜란드 헤이그법정에 갤럭시S의 크기를 애플의 아이폰3G와 비슷하게 6% 축소한 사진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갤럭시S 크기는 122.4㎜x64.2㎜이고 아이폰3G는 115.5㎜x62.1㎜인데 사진에서는 비슷한 크기로 나타났다. 지난주 열린 심리에서 삼성전자의 변호인 측은 "애플이 삼성의 제품을 애플과 유사하게 보이도록 시각적 증거를 조작해왔다"고 주장했던 것이 WW의 조사에서 사실로 드러난 것. WW는 "애플이 잘못된 사진을 제출했거나 조작했다"고 전했다.
앞서 16일 WW는 애플이 '노예처럼 베꼈다'며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에 판매금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제출한 갤럭시탭10.1의 사진도 애플의 아이패드2와 비슷하게 보이도록 가로 세로 비율을 조작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비세멘법률회사의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인 마크 그룰은 "삼성 제품과 관련해 두 차례나 정확하지 않은 사진 증거물이 법원에 제출됐다는 것은 놀랍다"며 "법정 안팎에서 애플의 신뢰도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적재산권 전문가에 따르면 애플과 삼성전자 사이에 진행되는 특허 소송은 총 9개국에서 19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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