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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심해전쟁' 일본의 독도 야욕엔 바닷속 해양자원 노림수도 있다

입력
2011.08.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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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전쟁 /사라 치룰 지음·박민화 옮김 /엘도라도 발행·343쪽·1만5,000원

2007년 8월 세계 언론은 러시아 해양탐사대의 쇄빙선이 거대한 해빙을 깨고 북극해를 가로지로는 모습을 전했다. 배에 실려 북극까지 옮겨온 탐사잠수함 '미르 1, 2호'는 수심 4,261m로 들어가 러시아 국기를 꽂았다. 부상한 잠수함 문을 열고 나온 탐사대장 아르투르 칠린가로프는 당돌하게도 "북극은 러시아 것이다"고 소리 쳤다. 인터뷰 중에도 "북극 해저가 러시아 영토에 속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우리가 한 일은 달착륙에 맞먹는 일이다"고 우쭐해 했다.

'북극해의 자원 쟁탈전'을 본격화한 러시아의 행태에 북극 주변 국가는 물론이고 많은 나라들이 발끈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대응 조치로 비슷한 개발 움직임에 바로 나선 나라도 적지 않았다.

육지의 자원쟁탈전에 이어 해저자원에 대한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져 간다. 은 각국, 특히 해저자원을 탐사할 능력이 있는 주요국들이 자원 획득에 얼마나 관심을 보이며 어떤 작업에 나서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전하는 독일 다큐멘터리 감독의 현장 리포트다.

북극해를 포함해 해저 채굴 대상으로 주목 받아온 건 주로 원유나 천연가스였지만 지금은 고농축 천연가스라고 할 수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 같은 새 자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000m까지 잠수 가능한 해양 연구용 무인잠수로봇(ROV)을 보유한 한국이나 일본이 독도를 두고 끊임 없이 신경전을 벌이는 배경에는 이 같은 자원개발 이권도 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남서태평양에 1조톤 매장돼 있다는 망간단괴 탐사권을 독일이 따낸 것을 베를린에서 1만5,000㎞ 떨어진 태평양의 수심 5,000m 깊이에 천연자원이 넘쳐나는 '17번째 주'가 생겨난 데 비유하기도 한다.

저자에 따르면 해저자원 개발은 1990년대 중반 국제 해저기구가 설치돼 탐사와 개발 기간이 제한되면서 어느 정도 감시와 통제를 받고는 있다. 문제는 개발경쟁이 격화하면서 닥쳐올 해양생태계와 환경 파괴다. 세계자연보호연맹의 통계로는 영해의 자연보호구역은 전체 면적의 1.6%(육지 12%)에 불과하다. 기업이나 개별 정부의 탐욕을 막기 위해 '해저자원을 남용하지 않고 해저자원 개발을 통제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발로 뛰며 해저 개발의 현장을 보여주려 한 노력은 크게 사야겠지만 국제사회가 공조할 방법에 대한 고민을 좀더 구체적으로 제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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