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동물들이 지구온난화를 피해 북상하는 속도가 10년 전보다 3배 가량 빨라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9일 AP통신은 2,000여종의 동식물이 하루에 평균 약 5m이상, 1년에 약 1.6㎞가량 북진하고 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2003년 연구에서는 1년에 북상하는 거리가 500m, 고도는 약 0.61m에 불과했다.
이번 연구에서 산에 사는 동식물은 더위를 피하려고 1년에 약 1.2m씩 고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반구에 사는 동식물일수록 서식지 이동이 빨랐는데, 북반구가 적도 지역보다 더 빠르게 온도가 상승한 탓이 컸다. 특히 영국 산네발나비는 지난 21년간 서식지를 217㎞이상 북쪽으로 이동시켰고, 영국 거미의 한 종류는 25년간 320㎞이상, 1년에 13㎞씩 북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에 사는 새앙토끼의 경우 1900년에는 고도 2,377m 아래에서만 서식했으나, 2004년에는 2,895m 위에서도 발견됐다. 말라리아와 뎅기열의 원인이 되는 모기의 서식지 역시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수십 년간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를 발표한 영국 요크대 보존 생물학자 크리스 토마스는 "동식물의 움직임을 기온 변화에 기반해 비교해보면 상관관계가 일치했다"며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북상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앞서 2003년 연구를 진행했던 미국 텍사스대 생태학자 카밀 파머산은 "당시 자료는 1990년대에 진행된 연구의 결과"라면서 "지구가 2000년대에 더 더워진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사결과가 납득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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