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9일 당 소속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미디어렙 법안 처리에 대한 안이한 대처를 지적한 것이다. 비교적 부드러운 리더십이란 평가를 받아온 손 대표가 소속 의원들에게 화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당 소속 문방위원들에게 미디어렙 법안 등 현안 보고를 받을 예정이었는데, 8명의 문방위원 가운데 천정배 김재윤 최종원 의원 등 3명만이 참석한 게 화근이 됐다. 손 대표는 이들을 보자마자 "현안 보고를 한다며 겨우 3명만 찾아온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불같이 화를 냈다.
이어 "최근 문방위가 KBS 수신료 인상 문제로 얼마나 힘들었느냐"며 "미디어렙 문제로 또 다시 당을 어렵게 하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에게 "도대체 간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라며 "문방위 자리가 얼마나 좋은 자리인지 모르지만 안이하게 일하려면 간사도 문방위원도 모두 바꾸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들에 대한 질책은 약 30분 동안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의원은 "국회의원이 된 이후 이렇게 혼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정조사 추진 의사를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조남호 회장이 보여준 것은 경영상의 어려움이 아니라 대기업, 재벌 기업의 탐욕 경영과 무책임 그 자체였다"면서 "앞으로 필요하면 한진중공업 2차 청문회와 국정조사까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한진중공업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정리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기 위해 진보진영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20일 밤 서울에서 개최하는 희망시국대회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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