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65) 전 미국 대통령이 몰라보게 야위었다.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가 아니라 엄격한 다이어트로 몸무게를 9㎏이나 감량한 덕분이다.
미 CNN은 18일(현지시간) “잡식성에 대식가였던 클린턴이 완벽한 채식주의자 비건(Vegan)으로 변모했다”고 전했다. 비건은 육식만 피하는 일반 채식주의자와 달리 생선, 유제품, 달걀 등도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부류의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엄청난 식성은 정평이 나 있다. 1993년 백악관에 입성했을 당시 햄버거에서부터 스테이크, 치킨, 도너츠 등 닥치는 대로 기름진 음식을 즐겼다. 96년 재선 캠페인을 위해 뉴햄프셔 주를 방문했을 때에는 12개들이 도너츠 한 박스를 그 자리에서 먹어 치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죽하면 부인 힐러리 여사가 채소와 두부 등 건강식으로 백악관 식단을 바꾸게 했을 정도.
그러나 식단만으로는 클린턴의 식탐을 막지 못해 99년에는 오히려 몸무게가 8.1㎏ 늘었다. 클린턴이 비건이 되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해 2월 심장혈관을 확장하는 2차 심장수술을 받으면서부터. 그는 2004년 9월 가슴통증으로 심장 관상동맥 우회 수술을 받은 뒤 저칼로리ㆍ저콜레스테롤 위주로 식습관을 바꿨지만, 심장병을 떨쳐내지 못했다.
2차 수술 뒤 클린턴의 주치의였던 딘 오시니 캘리포니아 소살리토예방의학 연구소장은 “온건한 식습관 변화만으로는 심장병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없다”며 식습관의 일대 개선을 권고했고, 클린턴도 마음을 고쳐먹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예 채식 전도사로 나섰다. 최근 자신이 만든 클린턴재단과 미 심장학회(AHA)를 통해 미국 1만2,000여개 학교에 채식 위주의 급식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클린턴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배가 빙산에 부딪혀 난파되기 전에 방향을 바꿔야 한다”며 “13세 때 몸무게인 83.9㎏까지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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