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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 노예 아이와 족장 아들, 우정이 싹 트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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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 노예 아이와 족장 아들, 우정이 싹 트기까지

입력
2011.08.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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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레이프 에스페르 안데르센 글ㆍ울리치 뢰싱 그림ㆍ김일형 옮김/보림 발행ㆍ초등 고학년 이상ㆍ1만500원

1,000년 전쯤 북유럽 일대를 누볐던 바이킹 시대가 배경이다. 어느 섬, 느닷없는 바이킹의 습격으로 족장의 아들 안과 노예의 아들 아스케만이 유일하게 남았다. 책은 두 아이가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어 갈등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둘은 열 네댓 살이다. 노예 아스케는 홀로 남은 안에게 복종하지 않는다. 안은 그런 아스케가 낯설고 화가 난다. 둘만 살아남은 운명이 모든 것을 뒤바꾸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자유인과 노예가 구분됐고, 누가 노예고 누구는 자유인이란 말인가. 그렇게 의문에 휩싸인 채 둘은 선뜻 서로에게 다가서지 못한다.

처음에는 자존심을 내세우고 서로를 경계하며 절대 친해지지 않을 것 같던 두 아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가까워지고 우정이 싹튼다. 갈대를 엮어 오두막을 짓고, 오리를 잡아 먹고, 돛으로 옷을 만든다.

신분의 차이도 없고 바이킹의 느닷없는 습격도 없지만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이름으로 존재하는 차별이 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뿐 아니라 아이들의 세계에도 강자와 약자가 있고, 부자와 가난한 이가 마치 신분구조처럼 나뉜다. 책은 아이들에게 힘이나 규율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정하는 삶의 주인이 될 것을 전한다. 아스케는 책에서 "언제나 가장 강한 자가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어. 가장 강하다는 이유로. 힘은 권력이야. 하지만 그게 옳은 건 아니야. 오히려 잘못됐지"라고 속삭인다. 사회의 차별과 편견을 다뤄온, 덴마크의 요절한 아동문학 작가 레이프 에스페르 안데르센의 마지막 작품이다. 그의 작품의 국내 출간은 2008년 <마녀사냥> 에 이어 두 번째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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