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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독서 중] 김지연 학고재갤러리 큐레이터 '십자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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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독서 중] 김지연 학고재갤러리 큐레이터 '십자군 이야기'

입력
2011.08.1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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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는 책은.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

-왜 이 책을.

"십자군 전쟁, 이슬람에 대해 궁금해 하면서도 책 찾아 읽어볼 생각은 안 하고 백과사전식 지식만으로 버텨왔다. 최근에 이 책 3권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읽기 시작했다. 1권은 2003년 나왔다. 지식교양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는데 잘 몰랐다. 3권을 내면서 1,2권도 개정판으로 출간했다. '작가의 말' 가운데 과거의 교훈을 되살리는 것이 현재와 미래의 폭력에 맞서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폭력을 행사하는 자들은 대중의 기억을 두려워한다는. 기억은, 살아남는다는 것 그 자체와 더불어, 폭력이 빼앗아갈 수 없는 가장 마지막 무기라는 작가의 말이 무척 설득력 있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워낙 만화책을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교양만화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 뭔가 무거운 지식과 교훈으로 가득 할까 봐.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흥미진진했다. 역사적 사건, 그에 얽힌 인물들의 심리 등등을 발랄한 대사와 오늘의 정서로 풀어가는 것이 좋았다. 과거와 오늘의 사건을 연결시켜 풀어나가는 내용들이 꽤 있는데, 그런 설정들도 역사가 단순히 과거의 것이 아니라 오늘을 반추하도록 하는 매개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인물들의 성격이 표정과 대사를 통해 드러나 인물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사건의 내막을 생생하게 알아가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인상적인 대목은.

"'전쟁이란 불량 서클이나 마약 중독과 같아서 시작할 때는 맘대로 할 수 있어도, 끊을 때는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그 역사를 반복해야 한다던데, 보에몽 2세 당신은 어떤가', '우리는 전쟁으로 건설된 왕국, 피 흘려 전쟁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단다', '우리 사는 땅의 안정을 바란다면서 남자들은 싸움을 했지요. 그러나 내 생각은 달라요. 나는 공존을 택하겠어요. 원정 사업 대신 문화 사업에 투자,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겠어요' 등.

-추천한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온갖 부조리한 사건들의 결말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명분이 없을수록 명분을 내세우는 권력자들의 생리와 그들의 내밀한 심리 상태가 1,000년 전 이국 땅에 살았던 인물들의 입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 오싹하다."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1~3권은 성지 예루살렘을 차지하기 위해 서유럽 기독교와 이슬람교도들이 벌인 200년간의 십자군 전쟁을 서구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다룬 지식교양만화다.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두루 읽힌다. 비아북ㆍ각권 240~340쪽ㆍ각권 1만2,500원.

김지연 학고재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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