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공포가 엄습했다.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와 유럽의 재정악화라는 수없이 반복된 레퍼토리건만, 세계 금융시장은 약속이나 한 듯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극도의 불안에 시달려 허약해진 탓에 가벼운 잽에도 녹다운 되는 양상이다. 공포지수는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5.70포인트(6.22%) 폭락한 1,744.88에 장을 마쳤다. 이날 낙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8년 10월 16일(126.50포인트)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하루 만에 역대 최대이자 평창동계올림픽의 경제효과와 맞먹는 64조8,200억원의 돈이 사라져 시가총액은 11개월 만에 1,000조원 밑(985조5,08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코스닥지수도 33.15포인트(6.53%) 빠진 474.65에 마감했다.
이날 우리 증시의 하락은 간밤 미 경기지표 악화와 유럽계 은행들에 대한 우려 등 동시다발적 악재로 유럽과 미국 증시가 4~5%대 동반 급락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그러나 양 시장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정지)까지 발동될 정도의 폭락세는 과민반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6일 20대 후반까지 떨어졌던 코스피200변동성지수(공포지수)는 이날 41.91까지 치솟아 시장에 만연한 공포가 얼마나 극심한지를 드러냈다.
원ㆍ달러 환율은 증시 폭락 여파로 전날보다 13.4원 급등한 1,087.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편 우리시간으로 이날 밤 시작한 뉴욕 증시는 20일 오전1시30분 현재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장을 마친 유럽 주요 증시도 장중 한 때 3% 가까이 빠졌으나, 낙폭을 일부분 만회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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