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이 키울 형편이 안 된다며 6년 간 자신이 낳은 영아 4명을 내다버린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남 남해경찰서는 2006년부터 지난달까지 4차례에 걸쳐 출산한 남자 아이를 유기한 혐의(영아유기)로 이모(39)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2시께 남해군 모 사회복지관 1층 화장실에서 출산하자마자 아이를 헌 옷과 비닐 봉지에 싸서 인근 공터에 유기했다.
이씨는 앞서 2006년 8월 남해읍 자신의 집에서 출산한 아이를 500m 가량 떨어진 모 종교재단 현관에 유기한 것을 비롯해 2008년 8월에는 같은 방법으로 교회 주차장에, 2010년 5월에는 어린이집 대문 앞에 놓고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이씨를 검거한 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최근 남해군에서 잇따라 벌어졌던 영아 유기 미제 사건을 해결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미 2남1녀(13, 11, 10세)의 자녀를 둔 상태인데 택배기사인 남편의 월 수입이 150만원 정도여서 아이들을 더 키울 형편이 안 돼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지난달 유기된 아이는 현재 이씨가 키우는 상태고, 버려진 나머지 3명의 아이는 고아원을 통해 해외로 입양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기된 아이들의 생명에 문제가 없고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씨를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며 "남편이 영아 유기에 공모했는지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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