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서 1위를 달렸던 휴렛팩커드(HP)가 PC 사업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 대신 영국의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노미를 인수한다. 전형적인 하드웨어 업체조차 하드웨어를 버리고 소프트웨어를 택한 것이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HP는 PC사업 분사를 검토 중이며, 수익성이 떨어지는 다른 사업도 정리한다. 이에 따라 지난달 출시한 태블릿PC 터치패드와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용 운용체제(OS)인 팜OS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HP는 터치패드가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가격을 100달러까지 떨어뜨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팜OS 분야도 내부 판매목표를 채우지 못해 고전했다.
대신 HP는 102억 달러를 들여 영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오토노미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오토노미는 기업용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한 업체다. HP는 이 업체의 평균 주가 대비 58%의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42.11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레오 아포테커 HP CEO는 “이 같은 조치들이 소프트웨어와 IT산업 내에서 HP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는 등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IT 산업의 흐름을 주도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하드웨어 주력기업인 HP 역시 이 같은 추세를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낮은 PC 대신 그 동안 주력으로 삼아온 기업용 서버 장에 집중하면서 소프트웨어를 강화해 수익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HP는 10년 전 대형 컴퓨터업체인 컴팩을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로 부상했으나 미국의 맞춤형 PC업체 델과 중국의 저가 컴퓨터 업체 레노버, 대만 업체 아수스 등에 추격을 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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