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 2007년 구글로부터 세계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생산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17일자 '안드로이드 성장의 배후'란 제목의 기사에서, 구글이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 제작업체로 LG전자를 지목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LG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구글 사업영역을 모바일로 확장시킨 주역 앤디 루빈 수석 부회장은 초기 안드로이드 사업에 차질을 겪어야 했다. 결국 구글은 지명도에서 LG전자에 뒤져있던 대만의 HTC를 제작업체로 선정했다.
LG전자의 실수는 오래가지 않아 분명해졌다. 4년 뒤 안드로이드폰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절반을 차지할 만큼 성장했고, HTC는 세계 4위 스마트폰 업체로 탈바꿈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언와이드뷰는 구글이 LG전자에 구애하고, LG전자가 이를 뿌리친 이유를 당시 상황으로 설명했다. 애플의 아이폰이 대성공을 거두던 2007년에는 LG전자만이 아이폰과 유사한 스마트폰을 제작할 기술이 있다고 믿었다. 당시 업계는 LG전자의 프라다KE850을 아이폰에 필적할 상품으로 평가했고, LG전자는 애플이 이 프라다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주장까지 했다. LG전자는 또, 보유 기술을 조금 바꾸기만 해도 진정한 '아이폰 킬러'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언와이드뷰는 "그때 LG전자로선 블랙베리와 흡사한 구글의 첫 안드로이드폰이 매우 조악해 생산 제안을 거부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구글이 마침내 터치폰 형태의 스마트폰을 만들어내자 LG전자는 좌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제안을 거부했던 LG전자와, 받아들인 HTC의 4년 뒤 모습은 어떨까. 언와이드뷰는 "HTC가 수천만개의 스마트폰을 생산해 수톤의 현금을 긁어 모으고 있다"며 "LG전자는 아직 스마트폰 벤더업계의 단역 배우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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