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은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개최한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강조한 뒤 '악덕기업' '부도덕한 경영' 등의 표현을 쓰면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의원들은 경영지표를 제시하면서 "긴박한 경영 사정으로 정리해고를 했다'는 사측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2009년 3월부터 올해까지 3년간 1,500명의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주주에게는 440억원을 현금배당하고, 더구나 170명의 정리해고를 발표한 다음날 174억원을 시가로 배당했다"며 "부도덕한 경영"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한진중공업 근로자들은 조선업계 동종 임금에 비해서도 30% 적은 임금을 받고 있는 데도 정리해고를 거부하는 94명마저 자르겠다고 한다면 정말 악덕기업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여야 의원들은 한진중공업의 2001~2009년 총 당기순이익이 4,200억원에 이르고, 지난해 조선 부문 영업이익률이 13.7%에 달한다는 실적지표를 제시하면서 "경영상의 긴박한 사유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장 의원은 "(한진중공업은) 2010년 517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경영이 악화됐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 필리핀 수빅 조선소 건설 등 건설 분야에서 발생한 손실로 조선 분야와는 관련 없는 손해"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자 조 회장은 "당장 수주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인력을 투입해 선박을 건조하려면 평균 13개월 이상 소요된다"며 "해고자의 복직 일정을 단축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도피 의혹에 대해서는 "본의 아니게 불필요한 오해와 심려를 끼친 점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진중공업의 지주회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배주주로서 받은 현금배당을 반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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