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특허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일본 샤프의 액정화면(LCD 패널) 생산라인에 10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일본 도시바 LCD 공장에 12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두 번째 대규모 투자로,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기 위한 수순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18일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LCD 패널 확보를 위해 샤프에 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애플의 이런 움직임은 삼성전자와의 특허 분쟁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지 않고선, 현재 세계 10개국에서 진행 중인 20여건의 특허 소송전에서 확실하게 치고 나가기는 어렵다는 진단에서다.
애플은 올 1분기에만 삼성전자로부터 2조1,500억원어치의 부품을 구매, 소니를 제치고 최대 고객사에 오를 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MF 글로벌 FXA 증권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애널리스트도 이날 보고서에서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스크린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샤프에 10억달러 상당의 투자를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샤프는 내년 출시 예정인 6세대 아이폰에 전력 효율이 높은 스크린을 공급하기 위해 애플과 접촉한 끝에 이를 성사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애플의 아이패드용 패널은 그동안 LG디스플레이가 주로 공급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대망 치메이가 아이패드용 9.7인치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애플은 또 그동안 삼성전자에 100%에 맡겨왔던 휴대폰용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 공급도 대만의 TSMC사로 다각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칩은 컴퓨터(PC)의 중앙처리장치(CPU)에 해당하는 핵심 반도체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의 샤프 투자가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특별하게 반응을 이야기할 게 없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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