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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 1.8㎓ 주파수 경매 英·獨 '무제한 베팅' 전철 밟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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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 1.8㎓ 주파수 경매 英·獨 '무제한 베팅' 전철 밟을라

입력
2011.08.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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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시작된 상한가 없는 주파수 경매가 영국과 독일의 '무제한 베팅'전철을 밟을 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본보 7월27일자 19면기사 참조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동통신사들을 상대로 진행되고 있는 주파수 경매와 관련,"영국과 독일의 경우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주파수 과당경쟁이 일어 가격이 수십조원으로 뛰게 됐다"면서 "결국 그 후유증을 지금까지도 앓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과 독일은 통신사업자들에게 주파수를 나눠주면서, 더 이상 높은 가격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경매를 무제한 진행하는 '동시오름방식(소더비 경매방식)'을 채택했다. 업체들로선 이 주파수가 꼭 필요했던 만큼, 필사적으로 베팅을 했고 그 결과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됐다.

영국의 경우 당초 최저가격이 1.8억 유로였지만 7주 동안 무려 150번의 베팅이 거듭되면서 결국 54배나 뛴 98억 유로, 우리 돈으로 10조원이 넘는 가격에 보다폰에 낙찰됐다. 1999년 보다폰의 매출이 48억 유로였던 점을 감안하면 연간 매출의 2배 이상을 주파수 확보에 쓰는 비정상적 상황이 연출됐던 것이다.

같은 해 독일에서도 4개 통신사가 유리한 주파수 대역확보를 위해 3주 동안 173번의 경매가 진행됐고, 그 결과 최저가격이 1억 유로였던 주파수가 무려 84억유로까지 치솟기도 했다. 결국 4개 사업자가 동등하게 나눠갖는 쪽으로 결론이 났지만, 낙찰가는 총 508억 유로에 달하게 됐다.

문제는 주파수에 과다한 비용을 지출하게 됨으로써 다른 투자가 지연되고 결국 통신요금인하여력이 없어지게 됐다는 점이다. 주파수 낙찰가가 높았던 영국, 독일의 경우 평균통신요금 인하율이 각각 8.7%와 7.1%로 OECD 평균요금인하율(9.6%)보다 낮았다. 반면 낙찰가가 가장 낮았던 뉴질랜드, 스위스 등의 요금 인하율은 OECD 평균치를 웃돌았다.

우리나라도 올 초 전파법이 개정되면서 주파수를 경매방식으로 할당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과 KT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1.8㎓대역 주파수 경매도 이에 따른 것인데, 이 주파수가 향후 4세대 이동통신에 꼭 필요한 대역이고 동시오름방식의 경매특성상 영국과 독일처럼 과열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경매는 한 회사가 가격을 제시하면 30분 후 다른 회사가 더 높은 가격을 써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19일 진행된 이틀째 경매는 최저가 대비 982억원 오른 5,437억원으로 마감됐고, 경매누적횟수는 21회에 달했다. 하지만 아직 최고가격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경매는 19일 속개될 예정이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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