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증권사, 폭락장 자산관리 서비스 양극화/ 개미가 깡통 차든 말든 "부자들을 구하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증권사, 폭락장 자산관리 서비스 양극화/ 개미가 깡통 차든 말든 "부자들을 구하라"

입력
2011.08.18 17:33
0 0

#. 미국발(發) 금융쇼크로 코스피지수가 급락했던 11일. 삼성증권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로 100여명의 거액자산가들을 초대해 긴급 세미나를 열었다. 부자 고객들은 "유럽 재정위기의 정치적 해결 가능성이 있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중국이 이번에는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등의 깊이 있는 질문을 쏟아냈고, 삼성증권이 동원한 거시 경제 및 시장 전문가들이 자세한 답변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줬음은 물론이다.

#. 직장 생활 3년 차인 김모(33)씨는 지수 2,100선이던 5월 초 그간 모아둔 종자돈2,000만원으로 주식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적립식펀드에 가입하는 한편, 삼성전자 주식 10주를 샀다. IT업종 주도로 올해 3분기 중 코스피지수가 최고점을 찍을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전망을 믿었지만, 이번 폭락장에서 펀드와 주식 모두 20% 넘게 손실을 봤다. 김씨는 5월 이후 증권사로부터 수정된 전망이나 투자 조언이 담긴 그 어떤 내용도 받지 못했다.

이번 폭락장에서 개미들은 깡통계좌를 차는 등 큰 손해를 봤지만, 부자 중의 부자인 이른바 '슈퍼리치'들은 증권사의 맞춤형 서비스 덕분에 피해를 최소화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들은 주가가 추락하기 시작한 2일부터 1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위기 대응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였다.

2,000여 명의 VIP고객을 확보 중인 삼성증권은 세미나 외에도 시장 변동에 따른 자산관리 컨설팅을 개별적으로 진행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고객별 포트폴리오와 수익률을 점검한 뒤 고액자산가 성향에 맞춰 위험자산 비율을 재조정해줬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하락장에서는 수익률과 기준지수가 정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ETF(상장지수펀드)로 수익률을 높이고, 단기 반등 시엔 기존 주식과 랩 어카운트(맞춤형자산관리 계좌) 자산의 분할 매도를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VIP고객 3~5명씩을 초청해 소규모 세미나를 진행하는 한편, 한국과 홍콩 리서치센터를 동원해 시장동향 분석 및 대응 전략을 담은 시황레터를 보냈다. 한국투자증권은 개별 상담 횟수를 늘리고 맞춤형 시장 분석 자료를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로 보내주고 있다.

이 같은 특화 서비스 덕분에 고액자산가들은 폭락장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한편, 적절한 주식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반면, 증권사들의 엉터리 보고서와 장밋빛 전망만 믿고 투자한 소액투자자들은 주가 폭락으로 깡통계좌가 속출하는 등 위기에 내몰렸지만, 별다른 관리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되레 증권사들은 "펀드 가입의 적기",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갈아탈 시점"이라며 개미들을 유혹하기에 바쁘다. 신영증권 오광영 연구원은 "지수가 폭락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많이 들어왔지만, 주로 환매수수료가 없거나 부담이 적은 펀드로 유입됐다"며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자금의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개미들이 향후 전망이나 투자 방향성을 예측하지 못하다 보니, 장기적인 자산관리 차원의 상품보다는 임시 투자처를 찾고 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정작 서민들 대상의 관리 서비스는 소홀한 게 사실"이라며 "위기가 닥치면 개인투자자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하고, 그러다 보니 막대한 손해를 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실토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