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기상 선진국으로 가는 토대를 닦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켄 크로포드(67)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은 18일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지난 2년 활동을 회상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미국 오클라호마대 석좌 교수였던 크로포드 단장은 2009년 8월 기상서비스와 기상예보시스템 선진화를 위해 기상청에 영입됐다. 그는 영입 당시 "한국의 기상예보 수준을 선진국과 대등하게 끌어 올리겠다"며 '기상비전 2020'을 제시하는 등 한국을 기상 강국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지난 2년의 기상선진화 과제 실현에 전력을 다해왔다고 자부했다. 그래서 남은 1년 동안 유관기관 간 협력망 구축에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한국은 물이 하늘에 있으면 환경부 기상청 소관이지만 일단 땅에 떨어지면 국토해양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반면 미국은 지역별 기상대가 모든 관리를 총괄한다"며 "비 피해를 막기 위해 유관기관의 협력은 필수"라고 말했다.
크로포드 단장은 고충도 털어놓았다. 그는 "한국에서 예보를 하는 것은 미국보다 어렵다. 3면이 바다에 산악지대도 많고, 해양자료는 부족하고, 국민의 기대치가 굉장히 높기 때문"이라며 "남서풍이 조금만 바뀌어도 비가 오는 방향이 바뀌는 상황에서 예보를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데도 기상청 공무원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고 직업윤리의식도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에 대해선 쓴소리도 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공무원들의 보직 이동이 너무 잦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예보관으로 30년 넘게 일하는 경우도 있는데 한국은 드물다."
크로포드 단장은 "2년 전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홈런을 약속했었는데, 기상청 예보가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듣는 데 만족한다"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종합기상서비스를 완벽히 제공할 수 있도록 기상청을 최고 수준의 기관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현기자 john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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