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기와 서로 피부를 맞대고 가슴에 감싸 안는 캥거루 케어는 신생아의 정서 안정과 발달을 돕는 육아법이다. 1983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부족한 인큐베이터를 대신할 방법으로 시작돼 미숙아 치료에 활용되며 전세계로 퍼졌다.
19일 밤 11시 5분에 방송하는 MBC스페셜 '엄마 품의 기적, 캥거루 케어'에서 캥거루 케어의 놀라운 효과를 소개한다.
지난해 3월 호주 시드니의 한 병원에서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임신 27주 만에 태어난 쌍둥이 한 명이 세상의 빛을 본지 20분 만에 사망선고를 받은 것. 아기를 허망하게 보낼 수 없었던 엄마는 작별 인사를 위해 맨 가슴에 아들을 올려놓았다. 그러자 몇 분 후,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기의 호흡이 돌아왔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미국에서는 이미 미숙아병동의 84%가 캥거루 케어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등 엄마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제작진은 미숙아들의 출산 현장부터 서울대병원 신생아 집중 치료실(NICU) 아기들의 성장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6월 캥거루 케어를 도입했다. 교정주수 32주 이상, 1kg 이상 아기들이 대상으로, 캥거루 케어에 참여한 아기들이 두 달 동안 호흡과 맥박, 체온 등 바이탈 사인에서 많은 변화를 보였다.
캥거루 케어의 핵심은 피부 밀착이다. 배꼽부터 가슴까지 맨살이 맞닿을 때 특수감각섬유가 자극을 받아 뇌에 쾌락 신호를 보내고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한다. 옥시토신은 안정적이고 편안한 상태와 관련된 부교감신경통제를 늘려 고통지각을 감소시킨다. 캥거루 케어는 건강한 아기를 낳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엄마에게도 심리적 위안을 준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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