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옥수 신창원(44)이 18일 교도소 감방에서 자살을 기도해 중태에 빠졌다. 병원 측이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의식이 혼미하다"며 뇌 손상에 따른 후유 장애를 예고, 식물인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경북 청송군 경북북부제1교도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10분께 교도소 9동 하층에 있는 4.09㎡ 독방에서 신창원이 고무장갑으로 목을 조른 채 신음하는 것을 교도관이 발견해 안동병원으로 긴급 후송했다.
교도소 측은 "새벽 감방을 순찰하던 중 신음 소리가 들려 들어가보니 고무장갑으로 목을 조른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 고무장갑은 올해 1월 교도소 측이 설거지나 빨래를 위해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병원 이혁기(41) 신경외과 과장은 "신씨가 응급실로 실려왔을 때는 위급했지만 응급조치 후 인공호흡기 없이 숨을 쉴 수 있을 정도가 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며 "하지만 의식이 없고 상당 시간 산소 공급이 안돼 후유장애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신씨의 독방에서는 '죄송합니다'라고 쓰여진 A4용지 한 장만 나왔을 뿐 별다른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교도소 측은 신씨가 지난달 부친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아 심적 갈등을 겪다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교도소 한 관계자는 "신씨는 그간 정상적으로 수형생활을 했고, 교도관과도 자주 면담을 했으나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도소에서 하루 전날인 17일 오전 6시 독방에 수감된 김모(50)씨가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신씨의 방에도 알려진 것과 달리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교도소의 수형자 관리에 허점이 노출됐다.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던 신씨는 1997년 1월 부산교도소 감방 화장실 쇠창살을 절단하고 탈옥한 후 2년 넘게 도피행각을 벌이다 1999년 7월 붙잡혀 22년6월의 형이 추가됐다. 흉악범 중경비시설인 경북북부제2교도소에 수감됐던 신씨는 모범적인 수형생활로 지난해 6월 일반경비시설인 1교도소로 이감됐다.
청송ㆍ안동=권정식기자 kwonjs@hk.co.kr
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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