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 성산면에 있는 보현사 보살좌상이 고려시대 목조불상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금까지 고려 最古 목불로 알려진 것은 충남 서산시의 개심사 아미타 삼존불상(12세기 말~13세기 초)이다.
최근 보현사의 의뢰로 보현사 경내 보현당의 보살좌상을 조사한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 소장은 18일 "불상의 얼굴에 중국 송나라 양식이 남아 있는 점, 가슴의 띠 매듭과 배 부분의 띠 주름, 가사걸이 장식 등에 나타난 양식적 특징으로 볼 때 개심사 아미타 삼존불보다 앞선 12세기 불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높이 70㎝, 폭 44㎝인 이 불상은 목조건칠불로, 지금까지 문화재 조사나 보고에서 빠졌던 것이다. 보현사 주지 승원스님은 "그동안 중국 불상이다, 들여온 지 얼마 안 됐다는 말이 있어서 눈여겨 보지 않던 불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원(至原) 29년'(1292년)이라고 간행연도가 적힌 다라니 3점과 묘법연화경 4권 등 복장유물도 발견됐다.
고려 전기 불상 중 제작 연도가 정확히 밝혀진 것은 거의 없다. 개심사 아미타 삼존불의 경우 X-레이 촬영 결과 "지원 17년(1280년) 보수했다"는 묵서가 발견됨에 따라 그 이전인 1200년 전후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미환 선임기자 ohm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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