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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카운셀러] 의절한 오빠 생각날 때마다 몸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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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카운셀러] 의절한 오빠 생각날 때마다 몸 아파

입력
2011.08.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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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정신과 상담도 받아보세요

(한국일보 건강면은 '마음카운셀러'란 이름의 상담실을 운영합니다. 일상 속 고민이나 힘든 마음 이야기를 precare@hk.co.kr로 보내주시면 대신 전문가에게 상담해드립니다.)

몇 년 전 언니가 형편이 어려운 오빠에게 어찌어찌 해서 집을 사줬어요. 그런데 오빠가 그걸 팔아 돈을 마련해선 다른 일에 써버렸지 뭐에요. 한 마디로 언니 재산을 꿀꺽 한 거죠. 언니와 오빠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결국은 법정까지 가고 말았어요. 전 그 돈에 대해선 언니에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오빠를 설득했죠. 하지만 오빠는 제가 언니 편을 든다며 펄펄 뛰었어요. 서로 믿고 의지했던 남매였는데 이젠 연락도 안 하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됐어요. 잊고 싶은데 자꾸 생각나고, 생각나면 몸이 여기저기 아파와요. 병원 여러 군데 가봐도 아무 이상이 없다 하는데, 정작 전 정말 힘드네요. 40대 주부(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마음 속 고민이나 안 좋은 기억,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 문제가 원래 갖고 있던 병을 악화시키기도 하고 없던 병을 만들기도 하지요. 실제로 국내 내과에 입원한 환자의 약 71%가 스트레스 때문에 병이 심해지거나 새로 생겼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어요. 가장 좋은 해결방법은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나 스트레스를 받을만한 상황을 의식적으로 피하는 겁니다.

그런데 잊고 싶은 옛 기억이 자꾸 떠오르는 걸 막긴 어렵겠죠. 특별히 뭘 잘못한 것도 아닌데 언니와 오빠 사이에 끼어 다툼에 말려들면서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 좋았던 관계가 틀어졌다면 답답하고 억울하고 화도 날 거에요. 그런 생각이 날 때마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근육을 이완시켜보세요. 가능하다면 이사를 가는 등 생활환경을 바꿔보는 것도 한 방법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치유법은 누군가에게 그 기억과 관련된 화나 불안함, 우울함 같은 감정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겁니다. 보통은 다른 가족에게 이야기하곤 하는데, 자칫 더 복잡한 다툼이나 오해가 생길 수도 있어요. 가족 말고 다른 사람을 찾길 권합니다.

정신과의 문도 한번 두드려 보세요. 안 좋은 기억 때문에 몸이 아파 여러 병원을 다니고 검사를 해봐도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정신신체의학 관점에서 '신체형장애'일 수 있어요. 스트레스에 뇌나 교감신경이 다른 사람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죠. 전문의의 상담을 받고 필요에 따라 약도 먹으면 점차 나아질 수 있습니다.

고경봉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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