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에게 혈당뿐 아니라 '당화혈색소' 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부터 당뇨병 치료제의 용량이나 종류를 바꾸는 등 치료단계를 변경할 때 당화혈색소를 측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도 5월에 당화혈색소 수치를 당뇨병 진단 기준 권고안에 새롭게 포함시켰다.
당화혈색소는 적혈구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인 혈색소(헤모글로빈)의 특정 부위에 피 속의 포도당이 결합해 있는 것이다. 당화혈색소 수치는 피 속에 당화혈색소가 들어 있는 비율을 말한다. 이 수치를 알면 과거 2~3개월 동안의 평균 공복혈당을 추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화혈색소가 6%인 사람은 이 기간 평균 공복혈당이 135mg/㎗ 정도로 유지됐다는 의미다. 당화혈색소가 높을수록 평균 공복혈당도 높다.
하경수 한국노바티스 임상의학부 이사는 "우리나라와 일본 태국 유럽은 당뇨병 환자에게 당화혈색소를 6.5%, 미국은 7%로 이내로 유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며 "이를 넘으면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급격하게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화혈색소를 1%포인트 낮추면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1% 줄고, 주요 합병증인 말초혈관질환과 미세혈관질환은 각각 43%, 37%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심근경색 발병 확률은 14%, 뇌졸중은 12%, 백내장은 19%가 낮아진다.
혈당 수치는 식사 같은 다른 요인으로 달라질 수 있지만, 당화혈색소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거의 없고 아무 때나 측정할 수 있다. 홍은경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2, 3개월에 한 번씩은 당화혈색소 수치를 확인해 전반적인 혈당관리 상태를 점검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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