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살아오던 50대 건설 일용직 노동자가 계속된 비로 일감이 없어 생활고를 겪게 되자 이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15일 오전7시께 관악구 봉천동 다가구주택 옥탑방에서 신모(50)씨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집주인 김모(80·여)씨는 이날 옥상에 고추를 따러 갔다 방문이 열려 있는 것을 이상히 여겨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살한 신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신씨는 신문 배달과 일용직 노동을 하며 홀로 생활해 왔는데 최근 일감이 많이 줄어 고민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8년간 4평짜리 옥탑방에서 산 신씨는 4개월 전 신문 배달을 그만두고 건설현장에서 나오는 일감 등에 의지해 생활해 왔다.
하지만 올해 여름 장마가 길어지면서 건설 현장 일이 거의 사라져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 신씨는 보증금 50만원에 월세 25만원인 단칸방 방세 4개월치도 못 낼 정도였다.
신씨의 숨은 사연도 안타까움을 더한다. 신씨는 25년 전 아들을 남겨 놓고 아내가 집을 나간 이후 홀로 살아왔다. 이웃들은 신씨가 형에게 맡긴 이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아들(25)을 6개월 전 처음 만난 이후 아들을 더욱 그리워했다고 전했다. 신씨는 '너무 외롭고 힘들다. 하나뿐인 아들과 형에게 미안하고 면목 없다. 나 대신 아들을 잘 키워 달라'는 유서를 남겼다.
이정현기자 john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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