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박카스 시리즈 가운데 사라졌던 박카스 F가 돌아온다. 2005년 3월 박카스 D출시와 함께 사라진 지 6년 5개월 만이다.
정부가 약국에서만 팔던 박카스를 의약외품으로 바꾸고, 슈퍼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팔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박카스의 인기는 치솟았다. 그 바람에 박카스F는 유통업체들의 ' 더 달라'는 요구 속에 깜짝 부활했다.
동아제약은 17일 '박카스 F'를 생산해 슈퍼 등 약국 외 유통망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6일에 박카스F를 의약외품으로 제조품목 신고를 마쳤고, 현재 최종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박카스의 인기는 문닫은 공장까지 재가동하게 만들었다. 동아제약은 박카스F 생산을 위해 올 2월에 문을 닫은 경북 달성공장을 재가동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추석 전 공급을 목표로 월 400만 병 정도를 생산하고, 설비가 완전히 갖춰진 8개월 뒤 월 1,000만 병 수준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박카스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은 지난달 28일부터 본격적으로 박카스 판매에 들어갔다. 약국에서만 팔던 박카스를 마트, 편의점에서 10병들이 한 상자를 약국보다 1병 당 50원씩 싼 4,500원에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가 대단했다. 롯데마트는 첫날만 해도 5개 매장에서 박카스를 팔았으나 현재 30개 매장으로 확대했고, 홈플러스 역시 박카스 판매를 당초 1곳에서 기업형슈퍼마켓(SSM) 포함 총 5곳으로 늘렸다. 옥션 등 인터넷 오픈마켓에서도 100병을 4만원 대에 팔고 있으며, 일부 주유소는 생수 대신 사은품으로 박카스를 주고 있다.
그 동안 동아제약은 물량 확보를 하지 못한 유통업체들이 공급량을 늘려달라고 요구했으나 "생산 시설을 늘리지 않는 한 공급량을 늘리기 어렵다"며 유통업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에는 약국과의 관계도 고려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아제약이 박카스 때문에 약국들에게 밉보여서 다른 의약품 판매에 지장을 받을까봐 약국의 눈치를 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카스F 가격 오를 듯
문제는 가격이다. 부활한 박카스F의 가격은 최소 수 십 원 오를 전망이다. 동아제약은 새로 선보일 박카스F의 디자인을 바꾸고 용량도 박카스D(100ml)보다 20ml를 늘릴 예정이다. 특히 과거 박카스F에 들어 있다가 박카스D에서 빠진 '카르니틴'이라는 성분을 추가할 계획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카르니틴은 소화기, 심장에 좋은데다 청량감을 더해주는 물질"이라며 "박카스D는 카르니틴 대신 타우린 함유량을 늘렸는데 차별화를 위해 박카스F는 타우린 보다 비싼 카르니틴을 다시 넣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양을 늘리고, 비싼 물질을 넣으면서 공급 가격을 올릴 심산이다. 현재 동아제약의 박카스D 공급가는 1병에 407원(부가세 포함). 이를 도매상은 대략 430원에 팔고, 대형마트는 450원에 판매한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공급가격이 최소 수 십 원 오르면 제품 가격도 오를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도 박카스D대신 이윤을 더 챙길 수 있는 박카스F를 열심히 팔게 될 것"이라며 "그 동안 동아제약이 시간을 버틴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꼬집었다.
또 슈퍼에서 박카스 D를 사기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약사들의 눈치를 보느라, 과거에 단종된 박카스 F를 부활시켜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은 묘수가 아니라 꼼수라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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