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이 17일 당 대 당 통합에 합의했다. 양당은 심대평 국민중심연합(국중련) 대표를 통합 정당의 새 대표로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충청권에 기반을 둔 두 정당의 통합 합의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충청권 정치지형에 어느 정도 파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양당 협상 대표인 선진당 권선택 최고위원과 국중련 김용원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날 "통합기획단 2차 회의에서 선진당이 심 대표를 새로운 당의 대표로 추대키로 제안했고 국중련은 이를 수락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양당 대표의 통합 선언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당의 통합은 2009년 8월 심 대표가 이회창 당시 선진당 총재의 당 운영을 비판하면서 탈당한 뒤 2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하지만 양 측은 당명과 지도체제, 공천 제도 등에 대한 이견을 완전히 좁히지 못해 불씨를 남겼다. 선진당은 '선진당' 명칭을 유지하자는 입장인데 비해 국중련은 당명을 바꾸자고 요구하고 있다. 권 의원은 "오는 31일이 통합 시한"이라며 "20일 3차 회의를 열어 당명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의 통합 모색은 위기 의식에서 나왔다. 내년 총선에서 각개 약진할 경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2강 구도 속에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선진당은 충청남도 지사를 민주당에 빼앗겼을 뿐 아니라 충청권 기초단체장 33곳 중 13곳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양당은 통합한 뒤에 충남 출신의 무소속 이인제 의원을 비롯한 다른 정치세력들도 추가로 합류시켜 명실상부한'제3의 정치세력'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변웅전 선진당 대표 등은 그 동안 이 의원에게 수 차례 합당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등 꾸준히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도 통합당 참여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이 통합에 합의했지만 넘어야 할 고비도 적지 않다. 우선 이번 통합의 모양새가 심 대표 1인의 복귀와 다를 바 없기 때문에 감동이 떨어진다는 점이 부담이다. 결국 '도로 선진당' 아니냐는 것이다. 게다가 통합 이후에 이회창 전 대표와 심 대표의 분란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의식한 듯 심 대표는 이 전 대표와의 갈등 가능성에 대해 "갈등은 무슨 갈등이냐"며 일축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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