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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화 '세 얼간이'/ 천재들의 얼간이 짓… 인생, 돈이 다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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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화 '세 얼간이'/ 천재들의 얼간이 짓… 인생, 돈이 다가 아니지!

입력
2011.08.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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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명의 경쟁에서 선정된 200명의 학생들. 좁디 좁은 합격의 문을 통과한 수재들이니 경쟁심도 유별나다. 교수들도 유난스럽다. "빨리 달리지 않으면 짓밟힌다"며 경쟁을 부추긴다. 결국 학생들은 경마장의 말처럼 앞만 보고 달린다.

그들에게 학점은 존재의 이유이자 안정된 미래의 보증수표다. 현실이 그러니 성적 발표 전 온갖 신들에게 읍소하며 좋은 성적을 기원할 정도. 한국의 어두운 교육현실을 다뤘냐고? 그렇지 않다. '세 얼간이'는 한국과 너무나도 흡사한 경쟁지옥 인도의 명문 공대를 배경으로 경쟁 제일주의 사회에 통렬한 한방을 날리는 인도 영화다.

공대에서 만난 세 남자 친구들의 우정이 스크린 중심에 선다. 대학을 졸업하고 오랜 만에 만난 두 친구가 5년 전 자취를 감춘 한 친구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통해 학벌이나 돈이 목표가 아닌,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전한다.

대학 동기들 대부분이 교수들이 지도하는 대로, 부모들이 원하는 대로 성공을 향해 달려갈 때 세 친구는 자신들만의 정답을 찾아간다. 천재 란초는 언제나 관습에 도전하는 언행으로 총장 등 주변 사람들을 당황케 하고 파르한과 라주는 이런 란초를 추종한다. 약삭빠른 처세술이나 학점과는 담을 쌓고 학교 생활을 하니 세 얼간이라 불릴 수밖에.

정서의 밑바닥에 웃음을 깐 영화인만큼 시종 유쾌하다. 서커스단 사자처럼 채찍으로 가르치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훈련이라는 대사 등 경쟁 사회를 비꼬는 대사들도 매콤하다. 총장의 낙제 위협에 괴로워하다 기숙사 벽에 'I Quit'(난 그만둔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떠난 한 학생의 사연은 한국의 한 대학 모습과 오버랩 되며 현실감을 얻는다. 갑작스레 등장인물들이 노래와 춤을 선사하는, 인도영화 특유의 뮤지컬 요소는 이 영화의 별미다.

2009년 말 개봉, 811억원을 벌어들이며 인도영화 역대 흥행 1위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큰 인기를 모았다. 수입사는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피해보다 입소문 효과를 더 기대할 정도다. 감독 라지쿠마르 히라니. 17일 개봉했다. 12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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