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무인 항공기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중국이 항공모함을 시험운행하며 군사력 증강에 나선 것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아사히신문은 17일 일본 방위성이 독자적인 무인 항공기 개발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올해 3차 추가경정예산안과 내년도 예산에서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무인 항공기 개발을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 장관에게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성은 일본의 로봇 기술과 무선조종장치 기술을 활용해 무인기를 독자 개발할 예정이다. 앞서 방위성은 2004~2010년 약 100억엔(약 1,350억원)을 투입해 다용도 소형 제트 무인기 개발에 나서 4기를 시험 제작했으나, 2기가 비행 중 엔진 고장으로 추락하는 등 실용화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올해 예산에는 무인기 개발을 위한 조사 비용만 책정되는 등 사실상 개발 작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나 일 정부는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당시 미군 무인 정찰기인 글로벌 호크의 활약상을 직접 확인하고 개발을 재개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글로벌 호크는 원전 상공에서 고성능 카메라로 원전내부를 촬영해 방사능 누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직접적 도움을 제공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항공모함 건조를 비롯해 군사력을 증가시키는데 따른 군사적 대응 목적도 무인 항공기 개발 재개의 또 다른 배경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 방위성은 일단 재해 현장에 파견할 목적으로 무인정찰기를 개발하고, 기술수준이 오르면 군사적으로 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쿄=한창만 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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