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죽더라도 구당(灸堂)의 침과 뜸 진료는 계속 이어져 병들고 아픈 사람들을 치유해 줄 수 있길 바랍니다. 비록 한국에서 의료 활동이 막혀 버렸지만 중국에서 한국의 침뜸술을 세계에 알리는 노력에 나서 마지막 저의 인생을 불사를 계획입니다."
구당 김남수(96ㆍ사진) 한국정통침구학회 회장은 한국에서 구사(灸士ㆍ뜸 놓는 사람) 자격증을 인정받지 못해 한의학계와 갈등 속에서 진료를 접은 후 17일부터 중국에서 본격적인 의료 활동에 나선다.
구당은 이날 베이징(北京) 주재 한국 특파원과 간담회를 갖고 중의(中醫) 민간협회조직인 세계중의약학회연합회(세중연)이 베이징에서 운영중인 위팡탕(御方堂)에서 한 달에 10일 정도 환자를 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자격증이 없이도 뜸을 놓을 수 있다.
구당이 중국에서 의료 활동을 재개한 계기는 그가 이끌고 있는 한국 뜸사랑이 올 4월 세중연과 정기적 학술교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세중연은 중국의 뜸치료와 맥을 같이하는 구당의 의술을 인정해 자신들이 운영하는 병원 환자들에게 '무극보양뜸'등을 시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완전히 접은 구당은 그 동안 미국과 중국 등을 오가며 뜸을 놓아 왔지만, 이번처럼 특정 병원에 상주하면서 환자를 보는 것은 처음이다.
구당은 환자를 보면서 중의학 병원 의료진에 한국의 뜸을 교육하고 침뜸의 공동 기술연구 등 학술교류 역할도 하게 된다. 그는 "중국 병원에서는 환자의 치료 상황에 대한 자료를 기록함으로써 구당의 뜸 치료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입증할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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