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이 한 목소리로 외교 안보 분야의 예산삭감은 미국 안보와 국익을 훼손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힘은 군사력과 외교에 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방대에서 CNNㆍ국방대가 주최한 대화에 참석해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두 사람이 거의 같은 의견을 내비치자 공화당 존 워너 전 상원의원은 "역사적으로 국무부와 국방부는 많은 이슈를 놓고 치고 받았는데, 이런 두 장관을 보게 돼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과거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불화는 부처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그러나 클린턴은 "파네타와 매일 만나 현안을 논의한다"면서 "대단한 머릿기사들은 아닐 수 있지만, 미국 시민의 부와 안보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이어 의회의 부채증액 협상을 부적절한 집안 일을 밖에 들춰낸 '소시지 만들기'에 비유해 "미국 이미지에 상처를 입혔다"고 했다. 또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조지 마샬 전 국무장관이 2차 대전 직후 그랬듯 "미국이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기회를 맞고 있지만 그때와 달리 지금 미국에겐 새 민주주의에 투자할 자원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은연 중 자신이 제2의 마샬이 되기 힘든 환경을 탓한 것으로 들린다.
클린턴은 국가안보 이익을 해치지 않는 의회 예산협상을 촉구했다. 특히 중국이 부상하는 태평양지역에서 예산 삭감 등에 따른 미국 부재가 초래할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미국은 태평양 국가"라면서 "국가안보의 모든 요소가 주둔해야 하는 태평양에서 중국 부상에 대응하는 장기과제에 직면한 때에 갑자기 물러서거나 철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파네타도 "미국은 군사력과 외교력 덕분에 세계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예산 삭감이) 미국 능력도 삭감시킬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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