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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비싸진 이유 따로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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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비싸진 이유 따로 있었네…

입력
2011.08.1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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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말 서울 강서구 S호텔 일식당. 국내 노래방기기 시장을 7대 3으로 양분하고 있는 금영과 TJ미디어의 간부 5명이 모였다. 한 명이 "가뜩이나 노래방기기를 팔기 어려운데 쓸데 없는 경쟁은 그만 두자"고 제의했고, 나머지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저가형 기기를 단종시키고 신곡 업데이트 가격을 올리자는 이야기도 오갔다.

두 회사 임원들은 매달 서울 강서ㆍ마포ㆍ용산, 경기 일산 등에서 모임을 갖고 2년 넘게 밀월관계를 이어갔다. 중고기기 보상정책을 중지하자는 담합에 이어 2007년 12월에는 가사책과 리모컨 가격을 각각 33%, 16% 올리기로 합의했고, 2008년 여름에는 신곡 업데이트 가격을 대당 6,000원에서 9,000원으로 50%나 올리기로 했다.

국내 음반시장에 매달 쏟아지는 신곡(新曲)은 130여 개. 이런 상황에서 다른 노래방과의 경쟁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래방 주인들은 매달 인상된 신곡 업데이트비와 앰프, 마이크, 스피커 등 각종 소모품 값을 꼬박꼬박 업체에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두 회사가 기기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다른 업체를 선택할 여지도 없었다. 결국 두 회사가 담합해 온 최근 3~4년간 노래방 1시간 이용 요금은 8,000원에서 1만원으로, 또 1만2,000원으로 오르며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노래방기기 가격인상을 담합한 금영과 TJ미디어에 대해 시정조치와 함께 각각 41억1,700만원, 15억5,700만원 등 총 56억7,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전국의 노래방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신규 기기 수요가 줄고 있는데도 두 업체는 매년 총 1,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특히 신곡 업데이트로 벌어들인 금액은 2007년 202억원에서 지난해 361억원으로 80%나 치솟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노래방 업주의 원가부담이 완화돼 노래방 이용료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다만, 이들 업체가 일부 제품에 대해서만 가격인상에 합의했고, 조사 직후 기기 가격을 자진해서 낮춘 점을 감안해 검찰 고발은 하지 않기로 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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