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어머니'로 불리는 여성인권운동가이자 인신매매 피해 여성들을 돌보는 단체 '마이티 네팔(Maiti Nepal)'의 이사장인 아누라다 코이랄라(62)씨가 16일 한국 여대생들을 만났다. 그는 서울 도봉구 덕성여대를 찾아 "인류의 가장 부끄러운 범죄인 인신매매를 근절하는 게 나의 과제이고 여러분과 함께 나눠야 할 과제"라고 역설했다.
지난 10일 아시아기자협회 초청으로 방한한 코이랄라 이사장은 '네팔의 마더 테레사'라고 불리기도 한다. 우리말로 '네팔 어머니의 집'인 '마이티 네팔'에서 18년째 헌신적으로 활동하며 얻은 별명이다.
네팔에서는 특히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29개 지역에서 여성 인신매매가 빈번해 한 달에 150명 이상 팔려 나간다고 한다. '마이티 네팔'은 이 지역들을 순찰하며 여성들이 인도로 팔려 가는 것을 막고 이미 팔려 간 여성들은 구출해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취업을 위한 교육과 의료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마이티 네팔'이 구조한 여성이 1만여명이 넘는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코이랄라 이사장은 지난 3월 만해대상 평화부문 수상자로 선정됐고 2010년에는 미국 CNN방송이 정한 '올해의 영웅'에도 뽑혔다.
한 시간이 넘게 이어진 이번 강연에서 여대생들은 "어떻게 여성들을 돕는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해 했다. 이에 코이랄라 이사장은 "누군가는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 일에 뛰어들었다"며 "자신의 목표를 믿고 노력한다면 도와 줄 사람들이 반드시 나타난다"고 답했다.
코이랄라 이사장은 1990년대 초반 사원 근처에서 구걸하고 있는 소녀를 보고 네팔 여성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1993년 작은 방 두 칸으로 시작한 '마이티 네팔'은 지금 수도 카트만두에서만 700여명의 여성을 수용하는 큰 재단으로 바뀌었다.
코이랄라 이사장은 또 "인신매매를 통해 네팔의 인신매매범과 인도의 포주, 이를 눈감는 경찰 모두가 이익을 본다"며 "인신매매 송출국과 유입국 정부 모두가 상대국에게 인신매매를 막기 위해 강한 정책적 압력을 가하고 시민들도 정부에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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