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일 LG유플러스의 전국적인 무선데이터 통신 불통사태는 구글의 지도(맵) 서비스 차단 조치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정황상 구글이 이런 조치를 취한 배경에는 독도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구글에 대한 네티즌의 공격이 있었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내부조사를 한 결과 구글의 모바일 지도 서비스 접속 차단이 불통 사태로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의 지도 서비스는 현재 스마트폰의 위치를 지도 상에 표시해주고, 이를 기점으로 길 찾기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이 위성으로 확인한 실시간 위치정보를 계속 구글 본사로 보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구글이 이상 징후에 따라 지도 서비스 접속을 차단한 뒤, 이를 이용하려는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의 접속 시도가 계속 일어나면서 데이터통신망이 마비됐다"며 "구글에서도 문제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즉, 스마트폰에서 이용하는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 접속이 되지 않으면 접속이 될 때까지 스마트폰이 계속 접속 신호를 되풀이해서 보내게 된다. 이 신호가 쌓이면 통신망 불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당일 구글이 발견한 이상 징후다. LG유플러스와 구글은 이 문제에 대해 말을 아꼈으나 일부 관계자는 독도 문제를 의심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구글 지도 서비스에 독도가 표시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네티즌들이 인터넷에서 구글에 집단 항의를 하자는 논의가 공격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구글도 이 문제를 알고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독도는 분쟁지역이어서 분란의 소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 일부러 지도 서비스에서 삭제했다"며 "이 문제로 네티즌들 여론이 좋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글은 네티즌의 공격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내부에 문제가 있어 사고 당일 이동통신 3사 모두 데이터통신이 이뤄지지 않았음은 인정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사고 당일 구글 내부에 문제가 있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오전 8시부터 15분 가량 데이터통신이 불통됐다"며 "SK텔레콤과 KT는 바로 복구했으나 LG유플러스는 그렇지 못했는데, 그 이유를 지금도 찾고 있다"고 해명했다.
직접적 불통 사고의 원인이 구글에 있어도 LG유플러스도 다른 이통사보다 장애가 길어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그만큼 통신망 불안, 운용 미숙, 사고 대처 능력 등이 떨어진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망 운용이 잘못됐다는 점을 문제삼고 조사 중"이라며 "이번 기회에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책을 확실히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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