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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모토로라 짝짓기에 울고 웃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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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모토로라 짝짓기에 울고 웃는 기업들

입력
2011.08.1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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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사 인수 소식에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장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은 노키아는 희색인 반면 삼성전자와 대만의 HTC, LG 전자 등 안드로이드 진영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업체마다 편차가 있다. 자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갖춘 애플에는 별 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큰 반사 이익이 기대되는 업체는 노키아. 애플의 운영체제(OS)인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밀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노키아 입장에서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로 안드로이드 진영의 분열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

적들의 분열이 호재인 셈. 실제 모토로라 이외의 안드로이드 채용 업체들은 독자 OS 개발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OS인 윈도 등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 모른다. 자체 OS인 심비안 대신에 MS 윈도를 채택키로 한 노키아 입장에선 애플과 함께 강력한 경쟁자 집단인 안드로이드 진영의 이탈 전망은 나쁘지 않은 뉴스일 수 밖에 없다. 노키아 관계자는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는 윈도폰 생태계에 거대한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하듯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발표 이후, 노키아의 주가는 9%나 뛰었다.

모토로라를 제외한 기타 안드로이드 진영에 이번 인수는 전반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전망. 구글이 새로운 서비스를 모토로라에 우선 적용하면 그 만큼 소외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모든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해 출시 중인 LG전자는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는 현재 세계 휴대폰 시장에 모토로라와 함께 중위권을 다투고 있는 라이벌이다.

상대적으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자리를 잡은 삼성전자와 HTC의 경우엔 이번 구글의 인수의 여파가 적을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독자 OS인 '바다'와 MS의 '윈도' 등을 포함해 다양한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이미 애플을 위협할 정도로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며 "(우리는) 자체 OS도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독자 OS 채용 규모를 늘리는 등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애플의 경우엔, 별 영향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글이 삼성전자나 HTC와 손잡고 내놓은 넥서스폰의 경쟁력이 저조한 것이 시장에서 판명된 데다, 모토로라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도 이미 진행 중인 만큼 타격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토로라는 아니었지만 구글이 다른 제조사와 같이 합작품으로 내놓았던 넥서스폰이 시장에서 반응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모토로라와 손잡은 구글이 애플의 대항마가 되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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