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화곡보건경영고 3학년 김은경(18)양은 6월부터 CJ그룹 식자재 담당업체 CJ프레시웨이 외식직거래 사업부에 근무하고 있다. 김양은 방과후학교를 통해 4개의 자격증을 취득했고, 교내 취업종합반 등을 통해 체계적인 취업 준비를 해왔다며 "학교가 대기업 취업에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만족해 했다.
# 서울 A고 3학년 B(18)군은 최근 모 금융그룹에 취업지원서를 냈다가 원서 자체가 학교로 반송되는 일을 겪었다. A군이 재학 중인 고교는 학교 차원에서 공기업 및 은행권에 졸업생 구직 활동에 나서면서 교장이 직접 인사담당자에게 '고졸 구직자도 잘 부탁한다'고 부탁했으나 '고졸 남성 구직자는 채용이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10년 연속 하락했던 서울지역 특성화고의 취업률이 올 들어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까스로 하락세는 멈췄지만 절대적인 취업자 수는 여전히 10년 전과 비교해 6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서울시교육청이 16일 공개한 2011년(올해 2월 졸업자 기준) 서울지역 75개 특성화고 취업률은 평균 24.2%로 졸업생 1만8,952명 중 4,546명이 대학진학이 아닌 취업을 택했다. 이는 지난해 취업률 19.1%에 비해 5.1%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취업자도 625명 늘어났다. 특성화고 취업률은 2001년 62.0%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해 지난해 19.1%로 떨어졌으나 이 같은 하락세가 간신히 반전됐다. 같은 기간 대학 진학률은 30.0%(2001년)에서 61.2%(2010년)로 올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취업기능강화 특성화고 육성 선도학교 30개교를 선정하고, 학교 교육과정운영위원회의 30% 이상을 산업체 인사로 구성해 운영해 왔다"며 "또 대기업 인사담당자 간담회 등을 통해 고졸자 취업을 연계해 온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지역 특성화고들은 올 상반기까지 각 학교별로 기업체와 연계해 1교(校) 10사(社) 취업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1년 2만7,981명에 달했던 취업자수는 올해 4,546명으로 약 6분의 1수준에 불과해 취업난 때문에 아예 대학 진학을 선택하는 학생이 절대 다수다. 이상원 덕수고 교장은 "지난해부터 고졸 취업활성화 지원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고졸자가 원하는 질 높은 직장은 너무 부족하다"며"고졸이란 이유만으로 낮은 임금을 받거나 애초에 열악한 업체에 취업하게 돼, 취업 2~3년 만에 대학에 가겠다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성화고 졸업생은 연간 15만명 수준에 달하지만, 은행, 대기업 등 이른바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학생수는 수 천명도 안되지 않는다"며 "정부는 단기적으로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고졸 취업자들이 비전을 가지고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일자리를 늘리고, 교육당국도 고졸자에 적합한 일자리를 더 많이 개발하는 일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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