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각종 사이트 계정, 휴대폰 메시지 등에 대한 해킹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며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부터 국가기밀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해커의 먹잇감은 책상 위 컴퓨터에 한정되지 않는다. 일반인이 미처 생각지 못하지만 해킹피해에 노출돼 있는 대상 5가지를 16일 야후의 뉴스블로그가 꼽았다.
생체이식장비
인공 심박조율기나 인슐린펌프 등 생체 내에 이식되는 장비들은 생명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해킹에는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 장치들은 작동프로그램을 수정하고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무선통신을 쓴다. 그러나 암호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악의를 가진 범죄자의 손에서는 심장마비를 일으키고 목숨을 앗아가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영아 모니터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고, 최근에는 영상까지 볼 수 있도록 개발된 영아 모니터는 갓난아기의 부모들이 크게 믿고 사용하는 장치 중 하나. 하지만 비슷한 수신장치만 있으면 집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위험한 장비가 돼 버린다. 실제로 2009년 미국의 장난감 전문점 토이저러스에서 이 장치를 산 한 부모가 비슷한 장비를 구입한 이웃으로부터 "영상이 다 잡힌다"는 말을 듣고 제조업체를 상대로 소송하면서 논란이 됐다.
자동차
과거에는 차 창문을 깨뜨리거나 잠긴 차 문을 열어 차를 훔쳐가는 것을 걱정했었지만 요즘은 영리한 차 도둑을 걱정해야 한다.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방법으로도 차에 침입해 시동을 거는 게 가능하다. 최신 자동차에는 휴대폰과 똑같은 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차 도둑이 우려된다면 차라리 고전적인 모델의 차를 구입하는 게 낫다.
차고 문 리모컨
우리나라에는 흔하지 않지만 미국의 차에는 차에 탄 채 차고 문을 열 수 있도록 리모컨 장치가 부착돼 있다. 편리한 장치이긴 하지만 이 역시 해킹에는 약하다. 배터리를 갈 때 보면 장치 안에 작은 전선들이 연결된 것을 볼 수 있는데 해커의 손에서는 쉽게 조작이 가능하다. 인터넷에는 이를 조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글들이 넘쳐난다. 최신 제품은 보안수준이 강화됐지만 5년 이상 된 제품이라면 안전하지 않다고 봐야 한다.
사람의 뇌
우리가 사용하는 저장매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뇌다. 뇌는 방대한 용량의 정보를 기억하고, 복잡하게 운용된다. 이를 해킹한다는 생각은 공상과학으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뇌 과학자들이 거의 근접해 있다는 사실이 소름 돋는 일이다. 연구자들은 쥐, 고양이, 영장류 등 동물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나아가면서 뇌 신경세포의 반응을 해독 가능한 정보로 변환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미 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뇌의 연산능력을 규명하기 위한 두뇌 역설계 연구에 490만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과 같은 연구자들은 미래에는 뇌에 나노 로봇을 주입해 뇌 신경세포의 작동을 직접적으로 간여할 날이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로봇도 해킹에 노출될 가능성이 없지 않고, 그렇다면 누군가 우리의 뇌를 조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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