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김학민(28ㆍ대한항공)이 ‘소염제 투혼’을 발휘하며 대한항공을 구했다.
오른 발목인대 수술 후 재활중인 김학민은 IBK기업은행컵 출전이 힘들어 보였다. 5월 중순부터 재활을 시작한 김학민은 그동안 수비 훈련만 간간이 해왔을 뿐이다. 고공 스파이크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점프 훈련은 컵대회 개막 직전까지 해보지도 못했다. 이로 인해 팀 내부에서조차 김학민의 컵대회 출전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둔 13일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네가 필요하다. 내일 경기를 준비해라”며 김학민에게 출격 명령을 내렸다. 통증 완화를 위해 소염제를 먹고 나선 김학민은 대한항공의 에이스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라이트 김학민은 1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 수원ㆍIBK기업은행컵 프로배구 남자부 B조 삼성화재와 최종전에서 29점을 뽑아내며 3-0(25-23 27-25 25-22) 완승에 앞장섰다. 김학민의 공격성공률은 70.27%에 달했다. 김학민의 불꽃강타로 대한항공은 지난 4월 삼성화재와 챔피언결정전 이후 4개월 만의 리턴매치에서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조별리그 1승1패가 된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에 상대전적에서 앞서 조 1위로 준결리그에 진출했다. 조 1위가 된 대한항공은 1승을 안고 준결리그를 펼치게 돼 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14일 LIG손해보험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30점을 폭발시킨 김학민은 이날도 삼성화재를 상대로 ‘원맨쇼’를 펼쳤다. 1세트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보인 김학민은 높은 타점을 활용한 ‘고공 스파이크쇼’를 이어갔다. 10점을 뽑아냈고, 공격성공률은 90%가 넘는 고감도 스파이크였다. 김학민은 특히 23-22로 쫓기는 상황에서 날카로운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기선을 제압하는데 앞장섰다.
2세트에서도 시소게임 양상으로 흘러갔다. 대한항공은 23-24로 세트 포인트에 몰린 상황에서 센터 이영택이 박철우의 스파이크를 잡아내 듀스로 몰고 갔다. 곽승석의 스파이크에 이은 김학민의 서브에이스가 나오면서 27-25로 2세트도 가져왔다. 대한항공은 3세트 12-10에서 김학민의 오픈 공격과 블로킹에 이어 한선수의 서브에이스가 나와 5점차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보던 박기원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은 “발목 통증이 있는데도 나무랄 데 없이 완벽했다”며 김학민을 극찬했다. 김학민은 “2세트부터 통증이 왔는데 참고 뛰었다. 통증 때문에 연습도 제대로 못했는데 운이 좋은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신영철 감독은 “(김)학민이가 제 몫을 해줘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며 승리의 공을 돌렸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벌떼 공격’을 앞세워 IBK기업은행을 3-1(25-19 25-17 18-25 25-23)로 제압하고 B조 1위로 준결리그에 진출했다. 컵대회에서만 3차례 2위에 머문 도로공사는 올 시즌엔 반드시 ‘준우승 징크스’에서 벗어 나겠다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수원=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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