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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구 세계육상'을 즐기는 늦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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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구 세계육상'을 즐기는 늦여름

입력
2011.08.1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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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끝났다. 주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과 선수촌은 물론 프레스센터, 방송센터도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교통시설과 테러방지 대책도 빈틈없다. 호주 선수단을 시작으로 10일부터 주인공들도 하나 둘 들어오고 있다. 어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인 육상 100m의 우사인 볼트가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대구에 왔다.

또 하나의 지구촌 스포츠축제인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 27일~ 9월 4일)가 꼭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역대 최다인 207개국 2,400여 명의 육상스타들이 47개 종목에서 세계 최고자리를 놓고 겨루고, 80억 명이 그 감동의 순간을 TV로 지켜볼 것이다. 육상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이런 대회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고, 기적이다. 서울올림픽과 2002 한일월드컵 때처럼 다시 한 번 우리의 저력을 보여줘야 한다.

완벽한 시설과 경기 운영, 다른 지자체들의 지원도 중요하다. 그러나 대회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이다. 관중석이 텅 비면 흥이 나지 않는다. 개막식부터 관중석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썰렁하게 끝난 2007년 일본 오사카대회가 증명하고 있다. 오죽하면 세계 신기록이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을까. 다행히 이번 대회에서는 목표관중(45만 3,962명)의 90%인 40만 8,500여장의 입장권이 이미 팔려 역대 최고를 자랑하는 2년 전 독일 베를린대회의 70.3%(39만 7,000장)를 뛰어넘었다.

그렇다고 안심할 일도 아니다. 판매입장권의 90% 가까이가 기업체 등에서 단체로 구매한 것이다. 얼마나 경기장을 찾을지 미지수다. 대구 역시 오사카와 마찬가지로 8월 말의 늦여름 폭염이 만만찮다. 마라톤 경보 등 몇 종목을 제외하면 우리 선수의 활약을 볼 기회도 거의 없다. 시야를 넓혀 경기장에서 세계적인 육상 스타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고, 그들의 승리에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모습이야말로 진정 스포츠를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품격과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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