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1의 높은 경쟁률, 20박 21일의 고된 시간. 그럼에도 고생을 자처해 국토대장정을 떠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17일 밤 12시 35분 방송하는 SBS 특집다큐멘터리 '577.6km 그 뜨거운 청춘의 기록'은 젊음과 패기의 상징 국토대장정을 택한 젊은이들의 일상을 담았다.
하루 평균 30km의 행진 뒤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이 수반된다. 매일 밤 강행군으로 생긴 물집을 바늘로 꾹 찔러 짜는 일은 당연한 일상이고, 발바닥의 반 이상을 물집이 뒤덮거나 발톱이 빠져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내리쬐는 태양과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피부가 까맣게 타버리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땀에 절은 몸을 씻을 수 있는 시간은 단 3분, 각자에게 허락된 물도 겨우 세 바가지뿐이다. 간이 텐트로 만든 샤워 천막 안은 그래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너 댓 명이 머리를 모아 같이 헹구고 급히 나오느라 서로 옷이 바뀌는 것도 다반사. 빨래는 꿈도 못 꿔 속옷 한 벌로 며칠을 버티기도 한다. 군대를 막 제대한 남자 대원들도 "군대보다 더하다" "전쟁이 따로 없다"며 혀를 내두른다.
난생 처음 맡아보는 지독한 땀 냄새와 불편한 잠자리 속에 대원들은 자신을 이기는 방법을 배우고 옆의 동료를 배려하는 법을 배운다.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대학생 국토대장정은 부산 맥도 생태공원에서 시작해 서울 한강 뚝섬까지 577.6km를 걸었다. 열 여덟 살 최연소 참가자부터 헝가리에서 온 여대생까지 성장 환경도 생각도 각양각색인 144명 젊은이들의 '길 위의 도전'을 따라갔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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