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에는 ‘묵은’ 세계기록이 차고 넘친다. 전 세계 건각들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20년 넘게 깨지지 않는 기록도 제법있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여자 800m다. 자밀라 크라토치빌로바(구 체코슬로바키아)가 1983년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세운 1분53초28이 28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이번 시즌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사비아틀라나 우소비치(벨라루스)의 기록이 1분58초12로 세계기록에는 5초 가량 뒤져 이번에도 기록경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화려한 외모로 유명했던 고(故)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는 여자 100m(10초49)와 200m(21초34) 세계기록을 동시에 갖고 있다. 모두 1988년 ‘작품’이다. 1999년 세비야 세계선수권에서 마이클 존슨(미국)이 수립한 남자 400m(43초18)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400m 허들에서 케빈 영(미국)이 기록한 46초78도 요지부동이다.
여자부 중∙장거리에서는 중국 선수들의 기록이 눈에 띈다. 마준런 감독이 이끌었던 1990년대 중반 중국 대표팀은 눈부신 기록 행진을 했다. 여자부 1만m에서는 왕준샤가 1993년 세운 29분31초78이, 여자부 1,500m에서는 취윈샤가 같은 해 세운 3분50초46이 세계기록으로 남아있다.
남녀 투척종목에서는 기록 생산이 더디다. 위르겐 슐트(구 동독)가 1986년 세운 원반던지기 기록(74m08)은 새로운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다. 같은 해 유리 세디크(구 소련)이 경신한 해머던지기 기록(86m74)도 그대로다. 여자부 철인 7종 경기에서는 ‘철녀’ 재키 조이너 커시(미국)가 서울 올림픽에서 세웠던 기록(7,291점)은 23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남자 멀리뛰기도 마이크 파월(미국)이 1991년 도쿄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8m95가 난공불락이다.
지난 12차례의 세계육상선수권 가운데 가장 많은 세계기록이 나온 대회는 4회 슈투트가르트대회(5개)였고, 세계기록이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은 대회도 3차례나 됐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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