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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오버2' 개봉 앞두고 방한 한국계 배우 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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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오버2' 개봉 앞두고 방한 한국계 배우 켄 정

입력
2011.08.16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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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저의 고향입니다. 배우로서 일 때문에 왔다는 생각보다 집에 왔다는 마음이 강해 기분이 좋습니다.”

인터뷰 장소에 들어오기 전부터 유쾌한 목소리가 귀를 자극했다. 얼굴도 웃음과 장난기로 뭉쳐진 듯했다. 켄 정(한국명 정강조ㆍ42)은 웃음 가득한 얼굴만으로도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배우였다.

‘행오버2’ 개봉(25일)을 앞두고 서울을 찾은 켄 정을 16일 오전 서울 삼성동 한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요즘 할리우드에서 주목 받는 한국계 배우다. ‘행오버’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으며 ‘트랜스포머3’에서 지구를 정복하려는 로봇군단의 음모에 휘말리는 정보통신 기술자를 연기해 한국 영화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행오버’ 시리즈에서 그는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 아시아계 마피아 두목으로 나온다. ‘행오버2’는 지난 6월 미국에서 개봉, 2억4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켄 정은 25년 전 가족과의 여행 이후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했다. 배우로서는 첫 방한인 셈.

“고교를 16세에 조기졸업할 정도로 어려서부터 공부를 무척 잘했던” 켄 정은 내과의사 출신이다. 1995년 한 코미디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뒤 낮에는 환자를 만나고, 밤에는 코미디클럽 무대에 올랐다. “연기학교 입학 허가를 받기도 했고 듀크대 의대로 진학해서도 연기 관련 수업을 들었지만 어려서부터 마음에 둔 의사의 길을 접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의 ‘투잡 인생’은 2007년 갈림길 앞에 선다. 첫 영화 ‘사고친 후에’에 의사 역으로 출연한 뒤 배우로의 전업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결정은 어려우면서도 쉬웠다”고 했다. 베트남계 혼혈로 역시 의사인 아내가 “당신은 잠재력을 지녔다. 전업 배우를 해도 좋다”고 격려해 주어서다.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그의 아버지도 “네 아내가 ‘예스’를 했다면 나도 너를 지지한다. 너의 새로운 경력에 축복을 기원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켄 정은 “지금도 연기 생활에 대한 조언은 아버지에게 가장 많이 구한다”고 말했다. “‘인기와 돈에 흔들리지 마라. 항상 겸손하고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행오버2’에서 그는 나체로 차 트렁크에서 불쑥 튀어나와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한다. 원래 시나리오엔 속옷 차림으로 설정됐으나 그가 감독에게 나체 연기를 제안했다고 한다. 그는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며 “인생은 짧은데 괜히 사람들 시선을 생각하거나 모험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는 생각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영화 촬영할 때 아내가 유방암 3기로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었어요. 심신이 지쳐 있던 시기였는데 용감하고 도전적인 선택을 하고 싶었어요.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죠. 감사하게도 아내는 3년째 암 재발이나 전이가 없어요. ‘행오버2’는 제게 치료제 같은 영화입니다.”

코믹 연기로 대중의 마음을 샀지만 그는 “어떤 역할이든 어떤 장르이든 가리지 않고 연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무술영화도 하고 싶다” 했고, 한국영화 출연 의욕도 나타냈다. “한국영화엔 장르와 상관 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면 연기를 하고 싶어요. 국적이나 정서적, 영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눈빛과 표정만으로 전할 수 있는 그런 연기요.”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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