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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서버 불법 스포츠토토 잇단 적발/ 무제한 베팅 미끼…고액 당첨땐 먹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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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서버 불법 스포츠토토 잇단 적발/ 무제한 베팅 미끼…고액 당첨땐 먹튀

입력
2011.08.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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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가 우후죽순 개설돼 서민들의 쌈짓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축구 야구 등 각종 스포츠 게임에 무제한 베팅이 가능토록 해 피해자들이 대규모로 양산되고 있지만 사이트 단속과 차단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희준)는 미국에 서버를 둔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개설,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혐의(국민체육진흥법위반ㆍ도박개장)로 사이트 운영자 강모(29)씨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한 최모(45)씨 등 2명은 불구속기소 했다고 15일 밝혔다.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오리온그룹이 운영하는 스포츠토토만 합법이며 유사 게임은 모두 불법이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2009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미국 댈러스에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 서버를, 중국 다롄에 운영 사무실을 마련해 139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9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사이트 개설 후 불법으로 수집한 91만명의 휴대폰 번호에 410만건의 스팸문자를 보내 회원을 모집했다. 다수의 회원확보가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강씨 등은 문자발송 수수료로만 7,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원들을 붙잡아두기 위해 이들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합법적인 스포츠토토에서 10만원 상한인 베팅한도를 무제한으로 풀고 환급률도 합법 사이트보다 30% 가량 올린 90%를 약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강씨 등은 세금부담이 없기 때문에 높은 환급률을 제시해도 많은 돈을 남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대상 종목도 한국프로야구와 프로농구뿐 아니라 미국프로야구와 스페인프로축구, 각종 친선경기 등 전세계 모든 스포츠 경기를 포함시켰고 스타크래프트 등 온라인게임에도 베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도 승률이 절반에 훨씬 못 미치고 중독성이 강하다 보니 회원들은 대부분 2~3개월 만에 수천만 원을 날렸다. 유명경비업체 직원은 이 사이트에 접속했다 2개월 동안 1억원을 잃기도 했다. 이들은 고액 당첨자가 나오면 회원자격을 박탈, 접속이 불가능하게 하는 '먹튀'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수익금은 자금추적을 피하기 위해 다롄에서 개설한 수십 개의 대포계좌를 이용, 소액으로 분할 이체했다.

문제는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가 최근 들어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려 4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30대가 경찰에 구속됐고, 이달 초에는 대학생이 등록금 마련을 위해 사이트를 운영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이 최근 석 달 동안 불법 스포츠토토 등 인터넷 도박사이트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해 사이트 27곳을 폐쇄했지만, 두더지잡기 게임처럼 박멸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해외에 서버를 구축한 경우가 많아 외국기관의 협조나 내부자 제보가 없으면 수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트를 폐쇄해도 금새 새로운 사이트가 생겨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라고 전했다.

오히려 적은 투자비용으로 거금을 벌 수 있는 특성 때문에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양상이다. 불법 스포츠토토 프로그램 개발비는 800만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1년만 운영하면 수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선수들' 사이에서는 '저비용 고소득' 업종으로 통용되고 있다. 김희준 부장검사는 "인터넷 도박의 주류였던 바카라와 고스톱, 포커 등이 조작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게임방식이 안전하고 조작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스포츠토토가 성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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