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 논의는 국민참여당의 참여 여부를 놓고 뚜렷한 합의를 보지 못한 채 지루한 '샅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외견상 양당은 9월 중 통합진보정당 출범을 목표로 통합 논의를 가속화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참여당의 참여를 둘러싼 공방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져 양당 통합에 대해서는 좀체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양당은 올 1월 통합 논의를 시작한 이후 지난 6월에는 통합에 대한 각 당 내부 의견을 정리하는 데까지 이르러 합당 논의가 급진전되는 듯 했다. 하지만 7월 이후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추진위원회'에서 참여당의 통합 참여 여부를 논의하면서 소득 없이 시간만 허비했다.
지난 11일 진보대통합을 위한 양당간 5차 실무협상에서 양측은 먼저 새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한 뒤 2012년 대선까지를 과도기간으로 정해 이 기간 중 새 통합진보정당의 대의기구를 민노당과 진보신당, 외부 참여세력 등에서 각각 100명씩 동수로 구성키로 결정했다. 또 지역 국회의원 후보의 경우 새 통합진보정당에 참여하는 세력간에 균형 있게 선출하는 것으로 원칙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참여당의 참여 문제에서 다시 견해가 갈렸다. 민노당은 양당의 당 대회(민노당 28일, 진보신당 9월 4일)까지는 참여당 문제를 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진보신당은 새 통합진보정당의 창당대회 이전까지는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 있다.
이와 관련 민노당 관계자는 "내달 4일 진보신당 당 대회 이후 참여당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해야 한다"며 "통합진보정당 창당 이후에 참여당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은 통합 논의를 회피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보신당 관계자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이 창당되면 사실상 참여당의 참여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참여당은 참여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친 셈"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양당은 20일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대표자회의에서 이 문제를 재논의하기로 했지만 입장 차가 확연해 합의점을 찾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진보신당의 완강한 태도가 통합 시 지분을 더욱 확보하려는 전략 차원이 아니겠느냐"며 "아직 극적인 합의 도출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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