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8ㆍ15 경축사에서 독도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은 다만 한일관계에 대해 "우리는 미래를 위해 불행했던 과거에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지만 지난 역사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은 미래세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최근 한일 양국의 최대 현안이 된 독도와 동해 표기 문제 등과 관련, 엄중한 대일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일부 예상과는 다른 것이다. 독도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은 이미 우리가 독도를 실효지배하는 상황에서 영유권 문제를 재차 언급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 일본의 '국제분쟁 지역화' 전략에 말려들 소지가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 같다. 그 대신에 잘못된 과거를 상기시켜주는 방식으로 일본에 우회적인 경고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북한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행동'을 주문했으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 제안을 하지는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것도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새로운 것을 제안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지난 60년 동안 지속된 대결의 시대를 뛰어넘어 평화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책임 있는 행동과 진정한 자세로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천안함ㆍ연평도 사건과 2차례에 걸친 북한의 핵실험 및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계획과 관련, "대한민국 대통령은 대한민국 영토를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다"면서 "다만 방문 시기나 일정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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