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경기 하남 캠퍼스 조성 사업과 고려대 인천 송도신도시 입주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화여대도 파주캠퍼스 조성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히면서 경기ㆍ인천 지역 대학 유치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각 지자체들이 대학 이전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만 무성하게 체결하고 홍보에만 주력할 뿐, 실제로는 대학들에 놀아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1일 경기도와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반환되는 미군 기지 및 그 주변에 대학을 유치하는 길이 열리면서 대학 이전 사업 추진이 활기를 띠었다. 2006년 이화여대가 캠프 에드워드 일대에 파주캠퍼스를 추진하겠다고 MOU를 체결한 데 이어 2007년 성균관대(평택 브레인 시티)와 중앙대(하남 캐프 콜번 일대) 등 경기 지역에만 12개 대학들이 MOU를 체결했다. 인천 송도신도시에도 연세대, 고려대, 한국외대, 가톨릭대 등 10여 개 대학들이 캠퍼스 유치에 나섰다.
이같이 대학들의 '수도권 러시' 현상은 교육 분야 확충 및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노린 각 지자체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수도권에 대학을 분산시키겠다는 대학 측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도권 지자체들은 저마다 미래 교육 도시 및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행정 지원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이화여대가 지난 10일 "국방부가 제시한 땅값이 비싼데다 내부 재검토 결과 또 다른 문제점이 돌출돼 사업을 포기하는 쪽으로 결론 냈다"고 밝혔다. 사업 추진 5년만이었다. 예정지인 캠프 에드워드의 땅값을 놓고 국방부는 1,750억원으로, 이대측은 652억원을 제시한데 이어 지루한 협상 끝에 1,114억원이라는 합의점을 도출하는 듯 했으나 결국 좌초된 것이다.
하남시도 최근 중앙대가 제출한 캠퍼스 건립안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캠퍼스 건립 규모와 재정 지원 규모에 대해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남시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신뢰할 수 있는 캠퍼스 건립안을 제출할 달라고 대학 측에 요구했다"며 "답변이 오면 계속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인천 송도신도시의 경우도 1단계 공사를 끝내고 송도캠퍼스 문을 연 연세대를 제외한 대다수 대학들은 캠퍼스 조성이 무산되거나 입주 계획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송도국제도시 8만3,000㎡ 부지에 바이오 캠퍼스를 세울 계획이었던 고려대는 5월 캠퍼스 조성을 포기했다. 2년 전 인천경제청과 MOU를 체결한 한국외대와 홍익대도 송도캠퍼스 건설에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하대와 재능대는 토지매매 계약까지 맺었지만 구제적인 착공 시기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일부 대표성을 띈 대학들이 캠퍼스 이전에 난항을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대학 유치 사업은 정상 추진 중"이라며 "이전을 희망하는 대학이 아직 많은 데다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어서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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