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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매각 표류 조짐… 보고펀드 불참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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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매각 표류 조짐… 보고펀드 불참 시사

입력
2011.08.15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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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위한 매각 작업이 또 다시 표류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외 악재로 우리금융 주가가 크게 떨어져 '헐값 매각'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데다 입찰의향서(LOI)를 제출했던 보고펀드가 17일로 예정된 예비입찰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토종 사모펀드 두 곳이 입찰 참여 의사를 유지하고 있지만,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목표로 내걸었던 정부가 가격 하락을 무릅쓰면서까지 매각을 강행할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보고펀드가 최근 한국금융지주에 컨소시엄 참여를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 한국금융은 "보고펀드가 제의한 우리금융 인수 참여 방안을 검토했으나 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고펀드 측도 새로운 전략적투자자(SI)를 찾지 못할 경우 예비입찰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예비입찰 마감까지 불과 이틀 남겨둔 시점에서 SI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사실상 보고펀드의 불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보고펀드가 참여하지 않더라도 MBK파트너스와 티스톤콥이 여전히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어 우리금융 매각에 유효경쟁이 성립할 수는 있다. 새마을금고연합회와 자금조달 등 협력사항을 거의 마무리한 MBK파트너스는 "예비입찰에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입장이고, 산은금융지주 회장 출신인 민유성 티스톤콥 회장도 "참여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곳의 사모펀드가 예비입찰에 참여한다고 해서 유효경쟁이 성립될 지는 미지수다. 김용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일단 두 곳 이상이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하고, 이후 가격 및 경영계획 등 공자위가 정한 심사기준을 통과해야 유효경쟁이 성립된다"고 강조했다. 심사 과정에서 한 곳이라도 기준에 미달될 경우 우리금융 매각은 유찰된다는 의미다.

미국발 금융쇼크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면서 우리금융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점도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가 소유한 우리금융 지분 56.97%를 매각할 예정으로, 입찰 참여자는 이 가운데 최소 30%를 인수해야 한다.

12일 기준 우리금융 주가는 1만1,300원으로 1일(1만4,250원)에 비해 20% 넘게 하락했다. 정부 보유지분의 30%를 매각할 경우 1일 종가 기준 3조4,457억원이던 매각대금은 2조7,324억원으로 줄어든다. 불과 9거래일 만에 공적자금 회수액이 7,133억원이나 감소하는 셈이다. 사모펀드로서는 인수 자금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만났지만, 가뜩이나 '먹튀 가능성이 높은 사모펀드에 우리금융을 넘기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정부 입장에선 '헐값'에 넘겼다는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정부가 우리금융 매각을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금융권은 물론, 인수 참여자들 사이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예비입찰에 참여키로 한 사모펀드의 고위관계자는 "주가 하락의 경우 일정 가격 이상으로 계약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며 "정부가 국제금융시장 불안을 이유로 깐깐하게 심사해 유찰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우리금융을 매각하려는 의지가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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